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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연패 질주”…우상혁, 아시아 선수권 정상→세계 도약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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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연패 질주”…우상혁, 아시아 선수권 정상→세계 도약 신호탄

강다은 기자
입력

비바람이 이어진 경기장이 잔잔하게 가라앉은 그 밤, 우상혁의 미소는 의연하게 관중의 응원에 답했다. 높이뛰기 결선이 밤 늦게 시작되는 변수에도 불구하고, 그는 묵묵히 바를 넘어섰다. 쏟아지는 빗속에도 남은 팬들의 함성은 더욱 힘차게 우상혁의 점프를 받쳤다.

 

2025 아시아육상선수권 남자 높이뛰기 결선이 29일 밤 경북 구미시민운동장에서 펼쳐졌다. 결선은 당초 계획했던 시간보다 늦어진 밤 9시 40분에야 시작됐으나, 우상혁은 2m15, 2m19, 2m23, 2m26, 2m29까지 모든 바를 1차 시기에 넘어서는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였다. 관중들은 점프 하나하나에 아낌없는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2연패 질주”…우상혁, 구미 아시아선수권 제패→세계선수권 청신호 / 연합뉴스
“2연패 질주”…우상혁, 구미 아시아선수권 제패→세계선수권 청신호 / 연합뉴스

불리한 날씨와 일정 지연에도 우상혁은 흔들림 없이 자신의 경기력에 집중했다. 그는 2m29를 깔끔하게 넘으며 정상에 오르는 동시에 2023년 방콕 대회에 이은 아시아선수권 2연패, 그리고 통산 3번째 우승이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우상혁의 성취는 2017년 인도 대회 이후 또 한 번 아시아 역사를 새롭게 썼다.

 

경기 후 우상혁은 팬들을 향해 “늦은 시간에도 응원해주시는 덕분에 힘이 났다.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구미 밤하늘을 울린 박수와 에너지는 그 누구보다 선수와 팬, 모두의 것이었다.

 

무엇보다 우상혁은 “파리 올림픽의 아쉬움이 도약의 동력이 됐다”며 자신만의 진솔한 동기와 앞으로의 목표를 덧붙였다. 세계실내선수권, 구미 아시아선수권을 이어, 이제 시선은 9월 도쿄에서 열릴 세계실외선수권으로 향한다. 올 시즌 그는 다섯 번의 국제 대회에서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며, 아시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굳혔다.

 

구미의 밤을 밝힌 환호는 결코 쉽게 식지 않았다. 전등이 꺼진 뒤에도 남은 팬들은 마지막까지 발걸음을 떼지 못했고, 우상혁 역시 사인을 내밀어준 손끝에 다시 한 번 행복을 전했다. “저는 정말 행복한 사람입니다”라며 진심 어린 인사를 건넨 그 순간, 모두의 마음에 따뜻한 울림이 번졌다.

 

이제 우상혁의 도전은 한국 육상 최초의 실외 세계선수권 우승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향한다. 다음 무대는 6월 7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펼쳐질 다이아몬드리그. 거듭된 점프와 환호, 그 뜨거운 여운은 잠시동안 구미 경기장의 밤공기 속에 머물렀다.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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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혁#아시아육상선수권#구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