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희귀 후두개염 감별한다”…급성기도질환 조기진단 도입 확산
AI 기반 질환 감별 기술이 응급의학 분야에서 패러다임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최근 영국에서 단순 편도염으로 오진된 20대 남성이 급성 후두개염에 의한 기도폐쇄로 숨진 사례가 발생하면서, 급성 호흡기 질환에 대한 조기진단 솔루션 도입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증상 유사성이 높은 편도염과 후두개염을 의료진이 임상 경험만으로 판별할 경우, 치명적 질환을 놓칠 수 있다는 업계 지적도 힘을 얻는다.
후두개염은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B형(Hib) 등 세균성 감염이 주원인으로, 목 안쪽 후두개에 급성 염증·부종이 발생해 수시간 내 기도를 완전히 막을 수 있는 중증 응급 질환이다. 임상 현장에서는 고열, 심한 인후통과 삼킴 곤란, '청색증' 등 특징적 증상이 있지만, 편도염과의 감별이 어렵고 신속한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후두개염은 즉시 의료진이 인지하고 응급조치를 시행하지 않으면 단시간 내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점에서, 인공지능(AI) 기반 분석 소프트웨어가 환자의 증상·생체 데이터·과거력 등 복합 정보를 실시간 비교해 희귀 질환일 가능성을 탐지하는 기술이 현장 도입되고 있다. 딥러닝 모델을 이용하면, 증상별 패턴과 의무기록 데이터 수만 건을 분석해 '후두개염 위험군' 여부를 신속히 분류할 수 있다. 실제 미국·일본 일부 병원은 AI가 진료시 자동 경고를 띄워, 의료진의 인지 누락 빈도를 줄였다. 기존 수작업 체크리스트 기반 감별보다 예측 정확도는 30% 이상 높아졌다는 임상보고도 나왔다.
이와 함께, 환자 모니터링 플랫폼이나 원격 협진 시스템에서도 인공지능 모듈을 적용해 조기 분류·전원 의사결정 지원이 가능해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등이 AI 응급 진단 솔루션 도입을 준비 중이며, 정부도 응급 질환 빅데이터 개인정보 활용 가이드라인 제정을 논의 중이다. 다만 환자 정보 보호, 오탐 방지 등 AI 진단에 대한 규제와 기술적 안전장치 마련은 여전히 주요 과제로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영국 사례처럼 단시간 내 치명적 경과를 보이는 급성 질환에서는, AI 기반 임상지원시스템이 의료현장 안전망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산업계에서는 AI 진단 솔루션의 실제 임상 안착과, 의료현장 신뢰도를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