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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쐐기포-슈퍼캐치 빛났다”…최원준, 두산전 투혼→KIA 8-3 승리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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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쐐기포-슈퍼캐치 빛났다”…최원준, 두산전 투혼→KIA 8-3 승리 견인

오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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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챙 한켠에 또박또박 적힌 ‘즐겁게’라는 단어처럼, 경기를 대하는 최원준의 태도는 달라 보였다. 실책과 부진, 짧지 않은 2군 생활을 딛고 복귀한 외야수의 표정엔 위기를 기회로 바꾸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었다. 이날 서울 잠실의 밤공기는 위태로웠던 시즌 초반과 달리 깊은 의미로 남았다.

 

KIA 타이거즈가 두산 베어스를 8-3으로 제압한 2024 KBO리그 맞대결 현장. 시즌 초반의 방황 끝에 이날 1군 무대로 돌아온 최원준은 외야수비부터 타격까지 곳곳에서 팀을 이끌었다. 공격에서는 5타수 1안타 2타점 1득점의 생산성을 남겼고, 수비에서는 온몸을 던진 슈퍼캐치로 귀중한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쐐기포-슈퍼캐치 빛났다”…최원준, 두산전 투혼→KIA 8-3 승리 견인
“쐐기포-슈퍼캐치 빛났다”…최원준, 두산전 투혼→KIA 8-3 승리 견인

9회초 무사 1루에서 찾은 결정적 장면. 두산 불펜 홍민규를 상대로 날린 큼지막한 우월 투런홈런은 경기의 흐름을 단숨에 KIA 쪽으로 몰아붙였다. 점수차를 3점에서 5점으로 벌리는 쐐기포였다. 팬들은 한결같이 박수를 보냈고, 벤치는 미소와 환호를 감추지 않았다.  

 

8회말 2사 1루, 대타 김인태의 깊은 타구가 외야로 날아간 순간, 최원준은 본능적으로 몸을 던졌다. 실책의 기억을 뒤로 하고, 그라운드를 가르는 다이빙 캐치는 극적인 장면이 됐다. 자신에게 쏟아질 수밖에 없던 시선과 부담을 스스로 이겨냈다는 의미도 컸다.  

 

최원준은 경기 후 “기술적으로도 애썼지만 마음의 무게가 더 컸다. 그래서 긍정적인 단어를 새기며 나 자신을 다잡으려 했다”는 속내를 전했다. 그의 모자에는 ‘행복’, ‘웃자’, ‘즐겁게’라는 단어가 어지럽게 적혀 있었다. 매 순간 스스로에게 다짐하며 위기를 견디고 있음을 방증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수비에서 실수해도 공격에서 만회할 수 있다. 무엇보다 최원준이 자기 스윙을 경쾌하게 해준 점이 팀에 긍정적”이라고 만족감을 전했다. 관중들도 투혼의 순간마다 전광판을 물들이며 깊은 박수와 탄성을 보냈다.

 

KIA 타이거즈는 이날 승리로 시즌 중반 순위 싸움에 새로운 동력을 얻었다. 특유의 응집력과 개개인 회복력이 빛을 본 하루였다는 평가다. 최원준 역시 “2군에서 얻은 값진 깨달음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팀을 위해 즐거운 마음으로 뛸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변화무쌍한 그라운드 위에서 최원준의 긍정과 투혼은 한 편의 이야기로 남았다. 치열한 레이스 끝에서 남는 감정은 흔히 승부 그 이상에서 다가온다. KIA는 주중 두산과의 시리즈를 마무리한 뒤, 다음 경기에서 연승을 노린다. 최원준의 변화와 헌신이, 남은 시즌 어떤 여운을 더할지 팬들의 관심이 머문다.

오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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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준#kia타이거즈#두산베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