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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2,703선 강보합”…외국인 매수 속 철강주 급락, 금융주 흔들림
경제

“코스피 2,703선 강보합”…외국인 매수 속 철강주 급락, 금융주 흔들림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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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자정 너머 펼쳐진 금융시장의 시간은 이례 없이 빠르고 서늘하게 움직였다. 코스피는 전장보다 4.76포인트 낮은 2,692.91에서 문을 열었지만, 곧 꿈틀거리듯 방향을 틀어 2,703.48까지 올랐다. 외국인과 개인투자자의 잔잔하지 않은 매수 흐름이 시세를 밀어 올리며, 대선이라는 커다란 정치적 행사가 앞둔 증시에 미묘한 긴장감을 더했다.

 

외국인투자자는 이 시각 495억 원 규모를, 개인은 148억 원 순매수로 시장을 움직였다. 기관투자자는 785억 원 순매도하며 균형을 달리 그렸다. 다만 파생시장에서는 정반대의 장면이 이어졌는데, 외국인은 코스피200선물 시장에서 1,660억 원을 쏟아내며 매도세로 전환했다.

코스피 2,703선 강보합…외국인 순매수, 철강주 급락
코스피 2,703선 강보합…외국인 순매수, 철강주 급락

종목별 흐름은 더욱 도드라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상위 반도체주가 각각 0.89%, 1.34% 올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HD현대중공업, HMM 등 조선 및 방산 관련주에도 투심이 모였다. 운송창고, 오락문화, 건설 등 일부 업종도 강세로 장을 수놓았다.

 

그러나 미국에서 들려온 소식은 한밤 사이 철강주를 흔들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산 철강 제품에 대해 관세를 25%에서 50%로 높인다는 발표가 있자, 세아제강은 8.28%, KG스틸은 6.48%, 휴스틸은 5.94%, 동국제강은 4.92%, 현대제철은 4.08%의 낙폭을 기록했다. 금융주 또한 KB금융 3.45%, 신한지주 3.61%, 하나금융지주 2.61% 하락하며 고요한 새벽에 먹구름이 드리운 듯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업종별로도 온도의 차이가 감지된다. 운송창고, 오락문화, 건설 등이 1% 넘게 상승한 반면, 금속과 금융, 보험, 전기가스, 부동산 등은 소폭 약세 흐름을 보였다.

 

코스닥 역시 빠른 반등 움직임을 보였다. 코스닥지수는 740.29까지 치솟으며 전일 대비 0.81% 올랐고, 외국인투자자는 826억 원을 순매수했다. 알테오젠, 실리콘투, 파마리서치, 파크시스템스 등 성장주가 힘있게 치고 올라섰으나,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같은 2차전지주는 조금씩 뒷걸음쳤다.

 

대내외 변수는 투자자 정서를 더욱 복합적으로 흔들고 있었다.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는 단지 철강업종에 국한된 질문이 아님을 증시는 조용히 증명했다. 곧 다가올 대선이라는 시간표, 그리고 그 사이마다 숨겨진 수많은 불확실성이 시장의 나침반을 흔든다.

 

증권 전문가들은 "미국의 관세 인상 조치가 단기적으로 철강주를 비롯한 일부 업종에 변동성을 높일 수 있다"며 "특히 선거 국면에서는 금융주 등 시가총액 비중이 높은 종목군의 조정 또한 주시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제 투자자들에게 남겨진 것은, 서서히 밝아오는 경제의 새벽녘에 어떤 파도를 맞이할 것인가의 질문이다. 대선 이후 커질지 모를 시장의 변동성을 앞두고, 냉철한 리스크 관리와 유연한 포트폴리오 전략이 보다 값진 방패가 될 것이다. 시장은 늘 순식간에 방향을 틀지만, 수많은 변수가 혼재한 구간에서 투자자는 흔들리는 풍경 속에서도 자산을 지켜내는 지혜와 준비를 갖춰야 한다. 다음 주 예정된 주요 경제 지표와 대외 정책 변화를 주목하면서, 유연한 대응을 준비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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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외국인투자자#철강관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