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억원 적자 고백”…광주FC, 재정 위반 연맹 징계 위기→K리그 긴장 고조
조용한 사과가 경기장을 대신했다. 광주FC는 적막한 분위기 속에서 재정 건전화 규정 위반 사실을 털어놓으며 팬들과 축구계에 숙연한 고개를 숙였다. 23억원에 이르는 당기순손실을 고백한 이번 발표는 단순한 구단 내부 문제를 넘어,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징계 움직임까지 불러오며 리그 전체에 긴장감을 전했다.
광주FC는 29일 구단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2023년 한 해 동안 발생한 대규모 손실, 그리고 규정 미준수 사실을 알렸다. 챔피언스리그 진출로 인한 선수단 규모 확대와 인건비 상승 등으로 지출이 늘어난 반면, 자신의 수입 확대 노력은 턱없이 부족했다는 점을 공개했다.

수입 부문에서 지난해 150억원 대비 올해는 입장료, 상품 판매, 이적료 등이 반영돼 214억원으로 늘었으나, 재정 건전화 규정 충족에는 실패했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이미 2년 연속 기준을 지키지 못한 광주FC는 지난해에도 선수 이적료 과다 산정 등으로 선수 추가 영입 금지 처분을 받은 바 있다.
프로축구연맹은 지난해부터 재정 건전화 제도를 본격 도입해 각 구단의 예산 운영을 엄격하게 관리해왔다. 27일 연맹 재무위원회가 밝힌 바에 따르면, 광주FC는 올해도 손익분기점 달성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상벌위원회 회부, 징계 논의가 현실화되고 있다.
연맹 관계자는 “광주FC의 재무제표상 손실 폭이 매우 크다”고 전하며, “이번이 제도 도입 후 첫 공식 징계 논의 사례라 신중하게 접근 중”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만약 상벌위에서 징계가 확정될 경우, 벌금뿐만 아니라 선수 영입 금지, 승점 삭감, 심지어 강등까지 가능하다는 점에서 구단의 위기의식이 극도로 높아진 모습이다.
광주FC는 “2025년부터 재정 건전화 달성에 매진해 불필요한 지출을 최대한 줄이고, 자체 수입 확대 및 채무 상환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연맹 법무팀이 아직 상벌위원회 회부 여부와 징계 수위를 논의 중이어서, 앞으로 이어질 연맹 결정과 구단의 재정 개선 실천 계획에 리그 관계자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스포츠라는 이름 하에 종종 감춰지기 쉬운 현실, 숫자와 책임의 무게가 오늘은 더 차갑게 다가온다. 경기장에 울려 퍼진 팬들의 응원과 구단의 사과 사이, 리그의 미래를 가르는 중요한 시간이 조용히 흐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