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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연이은 군용기 참사에 충격 확산”...KF-16 해외 사고→기강 해이 논란 재점화
정치

“국방부, 연이은 군용기 참사에 충격 확산”...KF-16 해외 사고→기강 해이 논란 재점화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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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올해 들어 매달 되풀이된 군용기 사고의 그림자에 휩싸이고 있다. KF-16 전투기 해외 훈련 중 비상탈출부터, 해상초계기 추락에 이르기까지 군 내 주요 지휘관의 부재와 기강 해이 논란이 맞물리며 군 리더십의 중요성이 다시 한 번 주목 받고 있다. 장병 4명의 순직과 기체 4대 전소, 60명 넘는 민간인과 군인 부상, 심각한 재산 피해가 이어지며 충격이 국민 곳곳에 번지고 있다.  

 

11일 오전 9시 2분께, 미국 알래스카 아일슨 기지에서 우리 공군의 KF-16 전투기 한 대가 이륙 중 화재로 비상탈출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두 조종사는 다행히 무사히 구조됐으나 전투기는 큰 불에 휩싸이며 일부 파손됐다. 이 전투기는 다국적 연합 공중전투훈련인 ‘레드플래그 알래스카’에 참가하기 위해 파견됐던 기체로, 우리 공군 전투기가 해외 훈련에서 사고를 겪은 첫 사례로 기록됐다. 공군은 미군과 공조해 원인 조사에 착수했으며, 사고조사팀과 긴급정비팀을 즉각 현지로 급파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국방부, 연이은 군용기 참사에 충격 확산
국방부, 연이은 군용기 참사에 충격 확산

이번 사고는 한 달 전, 경북 포항 공군기지 인근에서 해군 P-3CK 해상초계기가 추락해 정조종사 박진우 중령과 부조종사 이태훈 소령, 전술사 윤동규 상사, 강신원 상사 등 4명이 모두 순직한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일어났다. 국내 도입 30년 만에 처음 발생한 해상초계기 추락이란 사실이 더욱 비극적으로 다가온다. 해군은 곧바로 민관군 합동사고조사위원회를 꾸리고 원인 규명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기체 결함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오르내릴 뿐이다.  

 

그러나 사고의 그림자는 이미 그보다 더 전부터 드리워져 있었다. 3월 6일 공군 KF-16 전투기 2대가 훈련 중 민가에 폭탄을 투하하는 오폭 사고가 발생했고, 민간인과 병사 등 66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200건이 넘는 재산 피해가 이어졌다. 조종사의 좌표 입력 실수가 원인으로 밝혀지며, 충격과 비판이 여론을 강타했다. 이어 3월 17일 육군 항공대대에서는 대형 무인기 ‘헤론’이 착륙 도중 헬기 ‘수리온’과 충돌, 두 기체가 모두 전소되며 200억원이 넘는 피해가 새로 누적됐다. 군 조사 결과 돌풍에 의한 사고였다는 결론이 나왔으나, 복잡한 군 장비 운용과 인적 요인, 환경 변수의 빈틈이 여실히 드러났다.  

 

4월 18일에도 공군 KA-1 공중통제공격기가 비행 훈련 중 실수로 기관총 두 정과 다수의 실탄, 연료탱크를 산악 지대에 떨어뜨렸다. 이 사고로 다행히 인명과 민간 피해는 없었으나, 조종사가 히터 풍량 조절 중 버튼을 오작동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군 기강 해이가 도마 위에 올랐다.  

 

연이은 군용기 사고에 대해 군 안팎에서는 국방 수장의 장기 공백이 조직 내부 기강을 흔들었다는 분석부터, 끊이지 않는 작전과 훈련 강도의 누적, 실무진 주의 결여가 복합적으로 얽혔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방부 관계자는 예외적 사고 빈도 자체를 인정하며 “미군과 협조해 철저히 원인을 규명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국방부는 이번 사고들이 단발적인 불운이 아닌 안전관리 체계의 전면재설정 필요성을 시사하는 징후로서, 장병 복무환경 개선과 수뇌부 공백 해소, 정비체계 강화 등 후속 정책 검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군 당국은 사상과 물적 피로가 가중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국민 불안 해소에 집중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에 직면해 있다.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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