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60분 90년대생, 일자리 문이 닫혔다”…고립된 청년 마음의 울림→사회가 답을 찾을까
익숙한 출발선에 오래 멈춰 선 청년들의 침묵이 ‘추적60분’ 카메라 앞에서 비로소 모습을 드러냈다. 90년대생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청년들은, 얼어붙은 노동시장과 닫힌 기회의 문 앞에서 고립과 좌절을 삶 속에 녹여내고 있었다. 달라질 수 있을 것 같았던 청춘의 시간은 점점 길어진 채 무거워졌다.
방송에서는 최신 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대학 졸업 이후에도 ‘취업 준비생’ 신분에 머무는 60만 청년들의 현실을 보여준다. 이들에게 면접이라는 관문은 멀기만 하고, 닿을 듯 가까웠던 첫 일자리는 어느새 더 무거운 벽이 됐다. 인터뷰에 등장한 조진형 씨는 “한 번의 취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새로운 출발을 준비해야 한다”며 막막한 경쟁 구조를 토로한다. 잡히지 않는 기회를 좇으며 반복되는 시도 속에서, 청년들은 희망과 불안, 그리고 깊은 조급함 사이에 서성이게 된다.

방송은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한 번의 선택이 인생 전체를 규정하는 위태로운 불안이 당연한 시대가 되었음을 짚는다. 전문가들 역시 취업난을 결코 개인의 문제로 볼 수 없다고 강조하며, 이런 현실을 두고 사회가 반드시 구조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좋은 일자리와 그렇지 않은 일자리의 경계는 오히려 청년들 사이의 분절과 고립을 극적으로 심화시키고 있다는 분석도 이어진다.
특히, ‘쉬었음’으로 분류되는 청년들만 40만 명을 넘었다는 통계와 함께, 고립·은둔 상태에 놓인 청년이 전체의 5.2%에 달한다는 현실이 소개된다. ‘씨즈’ 이사장 이은애는 “취업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청년 은둔과 방 안 고립 현상이 심화됐다”며, 이 같은 단절의 책임이 결코 한 개인의 몫이 아니라고 말한다. 하지만 일상의 문을 닫았던 상당수 청년은 여전히 “밖으로 나가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음도 확인된다.
일본의 장기 미취업 문제를 돌아본 방송은, 버블 붕괴 세대가 40~50대가 된 지금까지 노동시장 외곽에 남게 된 현실을 통해 한국 사회의 미래를 경고한다. 같은 길을 걷지 않기 위해서는 문제의 원인에 정면으로 맞서는 용기가 필요함을 이야기한다.
냉혹한 숫자와 고립의 그림자 너머, 작은 희망과 변화의 가능성을 좇는 청년들의 이야기가 시선을 붙잡는다. 방 안의 침묵이 사회 전체의 숙제를 던지는 이 순간, 우리의 선택과 질문이 그 답을 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청년 세대의 좌절과 미래를 정면으로 다루는 ‘추적60분’ 1424회 ‘고장 난 사다리 2부, 90년대생의 일자리를 찾습니다’는 9월 5일 금요일 밤 10시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