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양향자 결정의 빛과 그림자”...광주전남 지역 등돌리며 거센 후폭풍→정치 운명 시험대
더불어민주당을 떠나 국민의힘을 선택한 이낙연 상임고문과 양향자 전 국회의원의 선택이, 그들의 고향인 광주와 전남의 정치 지형에 파문을 던졌다. 두 사람은 한때 지역의 자부심이자 민주진영의 상징으로 불렸으나, 정치적 명분에 앞서 당을 바꾸는 결정을 내리면서 ‘배신자’라는 혹독한 단어와 마주하게 됐다.
이낙연 상임고문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자신의 정치적 노선을 과감히 뒤집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발탁했던 그가, 21대 대통령 선거를 목전에 두고 김문수와의 공동정부 구상을 내세운 순간, 호남은 예기치 못했던 충격과 냉담으로 응답했다. 내란청산·사회대개혁 광주비상행동을 비롯한 186개 시민단체와 지역 정치권이 쏟아낸 거센 비판과 규탄 성명은, 이 고문이 뿌리내렸던 지역에서조차 외면당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결과적으로 김문수 후보의 패배와 함께 이 고문이 꿈꿨던 대연정의 미래도 허망하게 무너졌다.

한편 양향자 전 개혁신당 원내대표의 행보도 복잡하게 얽혀 있다. 삼성전자 임원 경력과 ‘광주의 딸’이라는 상징성으로 민주당에 영입돼 금배지를 달았던 그는, 보좌진 사태와 복당 좌절 이후 공개적으로 민주당의 ‘검수완박’ 입법에 반기를 들며 노선을 달리하기 시작했다. 개혁신당과 합류해 경기도 용인갑에 출마했다가 낙선, 이후 국민의힘 입당과 김문수 후보 공동선대위원장 역할까지 자처했으나, 정치적 뿌리는 점점 희미해져만 갔다.
또한 전남 출신 이정현 전 국회의원도 보수 진영에서 방향키를 잡으며 김문수 후보 캠프로 이동했다. 내년 지방선거와 2027년 총선을 앞둔 지역 정치인들의 현실적 고민과 복잡한 셈법이 읽히는 대목이다.
지역 정가에서는 두 인물을 바라보는 시선이 더없이 냉랭하다. 각자의 선택이 이재명 ‘괴물 독재’ 저지를 위한 결단임을 강조하지만, 지역에서는 그들의 선택이 결국 자기를 드러내기 위한 행동에 불과하다는 회의적 시각이 여전하다. 기반을 내준 두 사람의 앞날에 관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이라는 냉소적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정치권은 이번 파장이 광주전남을 비롯한 영호남 지역 정치 구도의 변동 신호탄이 될지, 아니면 교착과 갈등만을 남긴 채 사라질 유랑의 기록으로 남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회와 정가에서는 내년 지방선거, 그리고 2027년 총선을 향한 후보 군의 재정비와 함께, 지역 민심의 향방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민감하게 반응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