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동행 끝”…크리스찬 호너, 레드불 이별→F1 새 변화 예고
포뮬러 1 레드불의 가장 긴 시간, 그 역사의 끝에는 크리스찬 호너의 무거운 표정이 자리했다. 20년간 자신이 일군 팀을 뒤로한 채, 이제는 새로운 변화의 문을 두드릴 시간이 찾아왔다. 고요한 작별 속에는 젊은 리더가 이끌던 독보적 레이싱 왕조의 마지막 강렬한 인사가 담겨 있었다.
레드불 레이싱은 10일(한국시간) 크리스찬 호너 경질 소식을 공식 발표했다. 팀은 SNS와 공식 채널을 통해 “20년 동안 보여준 호너의 리더십이 신인부터 월드 챔피언까지 모든 구성원에게 영향을 미치며 레드불의 정체성을 만들어왔다”고 전했다. 호너의 지휘 아래 레드불은 세계 정상급 팀으로 자리잡았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승부와 명장면을 남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크리스찬 호너는 인스타그램에 남긴 마지막 인사에서 “놀라운 여정의 끝, 정말 사랑했던 팀과 이별한다는 마음이 무겁다”고 진심을 전했다. 이어 “팀의 모든 구성원이 함께였기에 모든 성과가 가능했다. 이곳이 내 삶의 일부였고, 결코 잊지 않을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경쟁자들에게도 고마움을 표한 그는 “치열한 경쟁이 있었기에 한 번의 승리가 더 특별했으며, 역경은 더 큰 성장의 발판이 됐다”며 분위기를 되새겼다.
호너는 영국 출신의 레이싱 드라이버로 선수 생활을 마친 뒤 아르덴 인터내셔널을 창단했다. 2005년 레드불 레이싱 감독으로 취임한 그는 불과 몇 년 만에 팀을 F1 강자로 변모시켰다. 2021년부터는 레드불 파워트레인스의 CEO로 연이어 중책을 맡아왔다. 특히 세바스티안 페텔, 맥스 베르스타펜 등 스타 드라이버를 육성하며 F1 우승 전쟁 한가운데서 강인함을 보여왔다.
통산 6회(2023년 기준) F1 콘스트럭터 챔피언과 다수 드라이버 타이틀을 합작하며, 레드불의 독주 체제를 완성했던 호너의 경질은 팀 전력과 F1 전체 판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팬들은 내부 변화의 시작에 다양한 반응을 쏟아내며, 새로운 도전에 대한 기대감과 아쉬움을 동시에 표현하고 있다.
레이싱 서킷 위에서 만들어진 영광과 시련, 그리고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킨 감독의 여운. 레드불의 미래와 크리스찬 호너의 다음 행보는 이제 또 다른 프롤로그를 예고한다. 20년 시간의 무게만큼, 이 작별의 의미도 오랫동안 팬들의 기억에 머무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