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우대관세 카드…미국에 실속 제안”→협상 막판, 교역지형 흔드나
프랑스 파리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본부, 기자들의 발길이 분주한 이곳에서 아열대 숨결과 태평양 바람이 맞닿는 세밀한 소리가 들려왔다. 인도네시아와 미국, 두 나라를 잇는 긴 무역의 이야기가 벽 너머로 번져가고 있었다. 아이를랑가 하르타르토 인도네시아 경제조정부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가 실마리를 찾아가는 담판의 현장.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번 협상의 결정적 국면에서 미국산 제품에 대한 우대 관세 목록을 미국에 전달하기로 방향을 잡았다. 관세 유예 종료가 불과 한 달 남짓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두 국가는 이전보다 고조된 긴장과 더 절실한 이해관계 속에 마주 앉았다. 2024년 양국의 교역 규모는 382억 달러라는 큰 강을 이루었고, 그 강의 흐름 속에서 인도네시아는 144억 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로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특히 하르타르토 장관은 미국산 원유와 액화석유가스(LPG) 수입을 100억 달러 가까이 확대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임을 시사했다. 이는 단지 교역 품목의 확장이 아니라, 양국 에너지 및 안보 관계의 깊은 뿌리까지 교차하는 움직임이기도 하다. 동시에 그는 관세와 비관세 장벽, 디지털 무역 조건 등 다양한 문제에 개방적 태도로 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전했다.
상호관세 유예 종료가 7월 3일로 예정된 상황은 무역 전선에 흐릿한 불안을 더한다. 관세가 다시 부과된다면 수입품 가격은 줄지어 인상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양국의 주요 품목, 인도네시아 전선 및 의류, 신발, 타이어, 팜유와 미국의 원유와 LPG, 대두는 모두 이번 협상의 직접적 이해관계자이다. 관세의 미묘한 변화가 해당 산업 전체, 더 나아가 아시아와 북미의 무역지형에도 파장을 일으킬 것이란 관측이 이어진다.
인도네시아 측은 협상 타결을 위해 미국과 지속적으로 긴밀히 소통하며, 시장의 불확실성 완화를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또한 양국 경제의 상호 의존성을 고려해 테이블 위에 올려진 관세의 셈법을 면밀히 따지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2차 협상장에 울려 퍼질 네고시에이션의 마지막 목소리다. 투자자들은 매 순간 변화하는 관세 유예 시계의 바늘을 지켜보며, 이 무역 협상에서 탄생할 새로운 교역의 법칙을 기다리고 있다. 파리의 외교 무대에서 다시 한 번, 세계는 인도네시아와 미국이 그려낼 경제 행로의 굽이굽이를 주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