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퓨팅-슈퍼컴 통합”…메가존클라우드, 인프라 초석 쌓는다
양자컴퓨팅 기술이 국내 슈퍼컴퓨팅 산업 구조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메가존클라우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양자컴퓨팅 서비스 및 활용체계 구축’ 사업의 공동연구기관으로 선정되며, 관련 산업의 전환을 이끄는 핵심 역할을 맡게 됐다. 업계는 이번 컨소시엄 구성이 양자와 슈퍼컴퓨팅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컴퓨팅 시장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본다.
이번 사업에서 메가존클라우드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등과 함께 슈퍼컴퓨팅-양자컴퓨팅 통합 플랫폼을 연구한다. 가장 주목받는 기술적 성과는 아이온큐의 100큐비트급 ‘템포(Tempo)’ 이온 트랩(ion trap) 방식 양자컴퓨터의 국내 도입이다. 이온 트랩 방식은 전기장으로 이온을 공중에 가둬, 개별 이온 상태를 미세하게 제어함으로써 연산 안정성과 정확도를 크게 높인 것이 특징이다. 기존 초전도 방식 대비 잡음에 강하고, 큐비트(양자비트) 간 간섭 최소화에서 우위를 보인다는 평가가 있다.

KISTI에 설치될 ‘템포’ 시스템은 연구기관, 대학, 산업계가 실제로 양자컴퓨팅을 활용하는 실증 기반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특히 하이브리드 아키텍처의 개발을 통해 고전 슈퍼컴퓨터와 양자컴퓨터가 연계된 복합 연산 환경이 구축된다. 기업과 연구자가 고도화된 최적화 문제, 신약 후보물질 설계, 신소재 시뮬레이션 등 기존 슈퍼컴으로 한계가 뚜렷했던 영역에서 실질적 기술 돌파가 이뤄질 수 있다.
글로벌 기업들 역시 양자-슈퍼컴퓨팅 통합을 미래 인프라 전략으로 채택하고 있다. IBM, 구글, IonQ 등은 다양한 방식의 양자컴퓨터와 슈퍼컴 연동 시스템을 제공 중이며, 미국 정부와 유럽연합도 차세대 고성능컴퓨팅(HPC) 인프라와 연계된 양자 노드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 메가존클라우드-국내 컨소시엄의 사업은 이러한 국제적 경쟁 구도에서 한국 양자컴퓨팅 활용 체계의 외연을 넓히는 시도로 평가받는다.
데이터 보안, 인프라 표준화, 인력 양성 역시 추진 과제다. 메가존클라우드는 연구생태계 확대를 위해 산학연 대상 교육 프로그램과 전문 세미나를 정기적으로 열고, 현장 중심의 양자 솔루션 확산 전략을 병행할 계획이다. 양자컴퓨팅 적용기업에 대한 지원정책, 기술 윤리 문제, 장비-소프트웨어 간 호환성 확보 등 담론도 산업계의 과제로 남는다.
김동호 메가존클라우드 CQO는 “이번 사업이 FTQC(완전 내결함 양자컴퓨팅) 시대를 준비하는 기술적 디딤돌이 될 것”이라며 “산업적 활용성, 인재 양성, 상용화 추진에서 선도적 역할을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윤리와 표준 정립을 포함한 생태계의 밸런스가 양자컴퓨팅 시대의 성장조건”이라고 진단했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정착할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