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 본능 빛났다”…김아림, 컴백 첫날 2언더파→후반 추격전 시동
포천 몽베르 컨트리클럽을 감도는 늦가을 바람 속, 김아림의 첫 스윙이 경기장을 물들였다. 긴 침묵을 깨고 국내 복귀에 나선 김아림은, 힘과 섬세함이 어우러진 라운딩으로 여운을 전했다. 승부의 압박과 아쉬운 순간마저도 웃음으로 녹이며, 1라운드 종료 후 관중의 박수 속 고요한 자신감을 남겼다.
2023 KLPGA 투어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 첫날, 김아림은 2언더파 70타를 써내며 국내 팬들을 매료시켰다. 총상금 10억 원이 걸린 대회답게, 올 시즌 LPGA 우승과 메이저대회 공동 4위로 주목받은 김아림의 복귀 무대에 시선이 집중됐다. 10번 홀을 시작으로 첫 버디를 잡아내며 기세를 올린 김아림은, 14번, 17번, 18번 홀까지 흔들림 없는 샷 감각을 뽐냈다.

그러나 2번 홀과 4번, 5번 홀에서는 잇따른 파 세이브 실패와 3퍼트로 표정이 잠시 굳어졌다. 6번 홀에서 힘껏 다시 도약하며 버디를 추가했지만, 마지막 세 홀에서는 더 이상 타수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경기 후 김아림은 “라운드 때와 달리 퍼트 라인이 다르게 느껴졌다”며 착시로 인한 아쉬움을 인정했다. 9번 홀에서 캐디의 조언을 따르지 않은 점도 언급했지만, “명확히 착시임을 알게 됐다”며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성장 곡선은 김아림 스스로도 기대감을 갖게 했다. 그는 “경기력은 계속 성장 중이고 어디까지 오를지 나 역시 궁금하다”고 말했다. 내일부터는 캐디와의 호흡을 바탕으로 그린 공략에 집중하겠다고 다짐하며, 한층 의지가 단단해진 모습이었다. 이동은, 방신실 등 장타 상위권 선수들과 함께 동반 플레이했던 소감도 덧붙였다. 김아림은 “이동은은 아이언과 페이드 구사가, 방신실은 드로우에 강점이 있다”며 동료의 플레이를 꼼꼼히 챙겼다.
2언더파로 대회를 시작한 김아림은, 남은 라운드에서의 역전 성공 가능성까지 열어뒀다. 변화의 기로 속에서 팬들은 매 홀 새로운 드라마를 기대하게 됐다.
하루의 긴장을 차분히 삼키고, 환한 미소로 경기장을 나서는 그의 어깨 위에는 아직 풀리지 않은 숙제와 도전의 꿈이 남아 있었다. 김아림의 두 번째 라운드는, 진한 경기 감동과 함께 8월 15일 오후 몽베르 컨트리클럽에서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