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바둑 첫수에 매료”…한국기원, K-컬처 현장감→문화교류 확산 신호탄
서울의 여름날, 생경한 긴장과 설렘이 바둑판 위에 포개졌다. 검은 돌, 흰 돌을 마주한 외국인 참가자들의 눈빛엔 지도자인 문종호 3단의 설명을 곱씹으며 문화에 빠져드는 몰입과 호기심이 동시에 어려 있었다. 낯선 땅에서 만난 바둑의 깊은 매력은 일상의 경계를 넘어 그들에게 색다른 기억으로 각인됐다.
한국기원은 9일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에 자리한 서울관광재단 사옥에서 국내에 머무르고 있는 외국인을 초청, ‘K-컬처 바둑 강좌’를 열었다. 바둑의 세계화를 목표로 마련된 이날 강좌에는 바둑이 가진 문화적 가치에 대한 집중 소개와 함께 실제 보드 위에서 진행된 실전 체험이 이어졌다.

문종호 3단은 강사로 나서 바둑의 기본 구성과 규칙을 외국인의 눈높이에 맞게 풀어냈다. 참가자들은 그의 안내에 따라 차근차근 바둑돌을 놓으며 집중했고, 드라마와 영화 속 한국 대중문화에서 비쳤던 바둑 장면도 함께 감상했다. 이 과정에서 바둑이 단순한 게임을 넘어 삶의 ‘한 수’까지 담아내는 예술이자 문화임을 직접 느꼈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특히 이번 프로그램은 서울관광재단이 준비한 한류 문화 체험특별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한국 전통음식·뷰티·K팝 댄스와 어우러져 바둑이 새롭게 외국인들에게 소개됐다. 바둑판을 사이에 두고 자연스럽게 문화가 교류됐고, 참가자들은 개별 체험을 통해 바둑의 매력에 깊이 빠졌다.
한국기원은 바둑의 전통 계승과 세계화를 위해 앞으로도 이 같은 프로그램을 지속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관계자는 “더 많은 외국인에게 바둑의 아름다움과 한국문화를 알릴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바둑판 건너편에 앉은 초심자의 설렘과 눈빛, 그리고 잔잔히 흐른 문화적 여운. 행사의 끝자락, 참가자들은 또 한 번 서로를 바라보며 새로운 인연과 한류의 의미를 곱씹었다. 서울관광재단이 함께하는 이 체험은 한국기원의 바둑 세계화 여정에 다정한 응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