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딛고 상생의 길로”…제3회 일강정의 날, 제주 해군·강정마을 화합의 장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이 군과의 갈등을 넘어서며 또 한 번 화합의 현장으로 주목받았다.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둘러싼 오랜 대립과 상처를 경험한 이 지역에서, 오는 25일과 26일 제3회 일강정의 날 행사가 개최된다. 민관군 상생협의회가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그동안의 갈등을 치유하고 지역의 통합을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행사의 출발점은 2021년 5월 31일 열린 ‘강정마을 상생 화합 공동선언식’이다. 제주특별자치도와 도의회, 강정마을이 함께한 이 선언식은 충돌의 역사를 넘어 모범적인 갈등 해결 모델을 전국에 알린 계기로 평가받았다. 최근 제주도와 해군, 주민들은 전국에서 찾아보기 힘든 ‘민관군 상생의 장’을 구축하려는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첫 행사는 25일 김영관센터종합운동장 일원에서 진행된다. 길 트기 행사를 시작으로 해군의장대 시범 공연, 서귀포시예술단 등 다채로운 식전공연이 이어진다. 기념식에는 조상우 강정마을회장,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이상봉 도의회 의장, 양용모 해군참모총장이 참석할 예정이다.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주민들이 증정한 사진이 전시되는 강정제일사진관, 강정 바다 수중촬영 대회, 어린이 풋살대회, 걷기 행사, 야간 공연 등 지역민과 해군이 함께 참여하는 행사가 포함돼 눈길을 끈다.
26일에는 민군복합항 내 해군 기동함대사령부가 주관해 군부대 및 함정 2척이 일반에 개방된다. 해군 특수장비 전시, 해군 홍보관, 의장대 공연 등 군과 시민이 소통하는 다양한 체험 행사가 마련됐다.
민관군 상생협의회 측은 “민관군이 함께 만드는 도내 유일한 행사로, 갈등을 씻고 진정한 상생과 화합을 이어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행사는 단순한 기념을 넘어 지역사회의 통합과 신뢰 회복이라는 메시지를 전국에 던지고 있다.
정치권과 지역사회는 강정마을의 사례를 두고 ‘갈등의 현장을 치유와 상생의 장으로 바꾸는 사회적 모델’로 주목한다. 제주도는 향후 강정마을의 상생 경험을 다양한 지역 현안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