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승으로 불린 마지막 모습”…김강민, 인천 팬심 가득 은퇴식→영원한 레전드 각인
경기장의 모든 시선과 조명이 한 인물을 향했다. 김강민이 인천에서 마지막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밟은 순간, 팬들은 아쉬움과 박수, 따스한 눈빛으로 오랜 ‘짐승’에게 마음을 전했다. 그의 은퇴식은 수많은 추억이 서린 홈에서, 이루고 이루다 끝맺음의 순간을 맞이했다.
김강민은 2025시즌 SSG 소속으로 공식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은퇴 특별 엔트리 등록을 통해 1번 중견수로 이름을 올리며, 야구 인생에 각별한 의미를 더했다. 특히 세 딸 김나결, 민결, 리안이 함께한 시구 행사 뒤, 팬들의 찬사와 환호를 온 몸으로 받은 김강민은 오랫동안 몸담았던 SSG 팬들과, 마지막 순간 함께한 한화 팬들에게 모자를 벗고 거듭 고마움을 표했다. 끝내는 자신이 애틋하게 사랑한 잔디에 손을 대고, 동료 최지훈에게 자리를 물려주며 감동의 퇴장을 완성했다.

팬들이 ‘짐승’이라 칭한 김강민의 커리어는 화려하다. 통산 1960경기, 타율 0.273, 1,487안타 139홈런 681타점 810득점 209도루 등 빼어난 기록을 남겼다. SK와 SSG 왕조의 본산에서 다섯 번 우승을 거머쥐었고, 2022년 SSG의 와이어 투 와이어 통합우승 당시 한국시리즈 5차전 역대 최초 KS 대타 끝내기 홈런을 쏘아올리며, 최고령 MVP에 등극하는 등 역사의 순간마다 존재감을 빛냈다.
은퇴 소감에서 김강민은 “한화에서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사랑을 받아 감사하다. 인천과 랜더스필드는 나의 고향 그 자체였고, 팬과 동료들 덕분에 오늘도 행복한 꿈을 꾸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시리즈 5회 우승은 내 삶의 자부심이다. 모두에게 고맙고, SSG를 위해 ‘짐승’처럼 살았던 기억이 소중하다”며 깊은 소회를 드러냈다.
김강민은 마지막으로 “랜더스 선수들에게 많은 사랑과 응원을 부탁한다. 팬들의 마음 속에 좋은 기억으로 남고 싶다”며 고요한 작별을 전했다. 관중석을 가득 메운 인천 팬들은 자리를 뜨지 않으며, 끊임없는 박수와 함성으로 자신의 레전드를 배웅했다.
스포츠란 결국 완벽한 마침표를 꿈꾸는 여정일지도 모른다. 팬들의 기억 속에 ‘짐승’이라는 이름으로 남을 김강민의 은퇴식은, 오늘을 살아가는 야구인들에게도 또 다른 희망의 신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