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리, 여름 저녁 끝자락에서 멈춘 시간”…숨쉬는 맨얼굴→잔잔한 울림 남겼다

흐릿한 저녁 햇살이 뉘엿뉘엿 번지던 방 안, 예리는 세상과 잠시 거리를 둔 채 자신만의 고요한 시간을 맞이했다. 방 안을 가득 채운 바람 냄새와 커튼 너머로 밀려들던 은은한 빛, 그 작은 틈에도 예리의 시선과 마음이 포개졌다. 맨얼굴의 자연스러운 표정, 힘을 뺀 손끝, 기댄 듯 감긴 눈이 여운처럼 오래 남았다.

예리는 편안한 민소매 슬립 원피스 차림으로 일상의 정서를 고스란히 빚어냈다. 소매를 대신한 가느다란 끈과 어깨를 따라 흐르는 프릴, 잔잔하게 수놓인 작은 꽃무늬가 소녀다운 면모를 한층 강조했다. 앞머리가 이마를 어루만지고, 살짝 흐트러진 긴 머리카락과 부드러운 색감의 배경이 어우러져, 여름의 마지막 온기를 사진 속에 아련하게 담았다.

특별한 메시지는 없었다. 그저 사진 한 장, 또 한 장이 마치 내면의 조용한 서정과 감정을 조심스레 전하는 듯했다. 해질녘 잔잔히 퍼지는 침실의 시간, 예리의 담백한 일상이 그대로 녹아들며 보는 이에게 잔잔한 공감과 미묘한 위로를 전했다.

팬들 역시 “보고 있으면 마음이 평온해진다”, “자연스러운 모습이 더 아름답다”는 반응 아래, 예리의 진솔한 순간에 따뜻한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늘 무대에서 보여준 화려한 이미지 대신, 지금 이 시간을 온전히 노래하는 담백한 민낯의 모습이 오히려 더욱 깊은 여운을 남겼다.

홑옷과 바랜 오후 햇살, 그리고 멈춰선 시선. 예리는 별다른 연출 없이 본연의 감정을 사진 속에 꾹꾹 눌러 담았고, 그 조용한 기록은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조용한 위로를 바람처럼 건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