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패 방어전 점화”…유현조, KB금융 메이저 각성→신다인·홍정민 도전장
막이 오르는 순간, 블랙스톤 이천 골프클럽의 공기는 긴장감으로 빼곡하게 찼다. 지난해 눈부신 루키 시즌을 보냈던 유현조가 두 번째 메이저 우승을 향한 도전에 나서며, 모두의 시선이 그린 위로 모였다. 시즌 세 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놓고 벌어지는 이번 경쟁은 선수들 각자의 간절한 각오와 기대감이 교차하는 시간으로 기록됐다.
올해로 20회를 맞는 KB금융 스타챔피언십은 KLPGA 투어 세 번째 메이저이자, 총상금 15억원 규모로 지난해보다 상금이 3억원이나 증가했다. 이 대회는 각 부문 상위 랭커들이 총출동하며, 단일 대회는 물론 시즌 전체 흐름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중요한 무대가 됐다.

지난해 우승자 유현조는 생애 첫 타이틀 방어전을 앞두고 “긴장과 설렘이 함께한다”는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비록 올 시즌 우승은 없었지만, 준우승 3회와 3위 2회의 호성적으로 꾸준히 정상권에서 경쟁을 이어왔다. 특히 최근 KG 레이디스오픈 연장전 준우승은 다시 한번 무서운 뒷심과 샷 감각을 증명하는 순간이었다.
이번 대회에선 지난주 KG 레이디스오픈에서 첫 우승을 맛본 신다인이 2연속 정상 등극에 힘을 싣는다. 신다인은 “최근 샷감이 좋고 기대도 크다”는 말로 상승세를 드러냈다. 또 시즌 상금과 대상 포인트, 평균 타수 등 주요 지표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홍정민 역시 누적 상금 10억원 돌파와 함께 시즌 두 번째 메이저 우승에 도전한다.
해외 무대 스타 전인지의 복귀도 눈길을 끈다. LPGA 투어를 누비며 한국여자골프의 자존심을 세워온 전인지는 2023년 이후 2년 만에 KLPGA 대회에 나서, 친정 팀 KB금융그룹 소속으로 2015년 이후 10년 만의 대회 우승을 노린다. 같은 KB금융그룹에서 맹활약 중인 방신실 역시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8월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서 극적인 우승으로 1부 투어에 오른 김민솔 역시 이번 대회를 통해 신예 돌풍을 예고했다. 여기에 이다연이 이번 대회 우승으로 KLPGA 최초 ‘4개 메이저 대회 제패’ 위업에 도전하는 것도 주요 관전 포인트다. 이다연은 이미 3개 메이저에서 우승 경력을 자랑하며 KLPGA 투어의 역사를 새로 써가고 있다.
대회 현장에는 선수들의 치열함과 함께 따뜻한 나눔의 장도 마련됐다. 5번 홀 ‘KB 스타 존’에서는 샷이 떨어질 때마다 회당 200만원, 최대 1억원이 자립 준비 청년을 위해 적립된다. 17번 홀 ‘골든라이프 존’에서는 공이 안착할 때마다 회당 여주이천쌀 20㎏, 최대 3천㎏이 지역 청년들에게 전달돼, 필드 위 선의 경쟁과 사회적 가치가 함께 실현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선선한 바람과 구름 사이로 드러난 햇살, 그린을 밟는 선수들의 집중된 눈빛은 새로운 우승의 주인공을 예고한다. 골프팬들의 기대와 환호가 더해진 KB금융 스타챔피언십은 9월 4일부터 나흘간 경기도 이천에서 펼쳐지며,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은 25일 개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