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차기 혈투 끝 미소”…시애틀, 푸에블라 제압→리그스컵 4강 여정 잇는다
루멘 필드를 메운 녹색 물결, 그리고 벤치를 뛰쳐나오는 선수들. 시애틀 사운더스는 한 치도 물러섬 없는 120분 접전 끝, 승부차기에서 미소를 되찾았다. 경기 내내 이어진 불안과 긴장, 갤러리의 환호가 뒤섞인 순간 4-3의 숫자가 전광판에 박혔다. 팬들은 심장의 고동을 멈추지 못한 채 서로를 끌어안았다.
2025 리그스컵 8강전은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루멘 필드에서 펼쳐졌다. 미국프로축구 시애틀 사운더스와 멕시코 리가 MX 푸에블라는 4강행을 놓고 한 치의 양보 없는 승부를 펼쳤다.

경기 초반부터 시애틀이 점유율 80%를 기록하며 주도권을 쥐었다. 공격 전개마다 수차례 파상공세를 펼쳤으나, 슈팅 11개 중 유효슈팅은 단 1개에 그쳤다. 푸에블라 역시 역습 기회를 틈틈이 엿보며 슈팅 5개(유효 2개)를 날렸으나, 두 팀 모두 골키퍼 선방과 골대 앞 강한 압박에 막혀 득점은 허락되지 않았다.
후반 31분 분위기는 반전을 맞았다. 시애틀 소속 대니 머소비스키가 볼 경합 도중 팔을 휘두른 장면이 파울로 지적됐고, 이에 항의 과정에서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했다. 갑작스런 수적 열세에 놓인 시애틀은 조직적으로 수비벽을 쌓으며 푸에블라의 파상공세를 막아냈다. 양 팀은 결국 득점 없이 정규시간과 추가시간을 마치며 승부차기에 돌입하게 됐다.
긴장감이 흐르는 순간이었다. 양 팀 키커들은 차례로 골망을 흔들거나 실축하며 초조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시애틀 사운더스는 마지막 다섯 번째 키커까지 승부를 이어갔고, 결정적 세이브를 선보인 골키퍼 활약에 힘입어 4-3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날 김기희는 벤치에서 대기했고, 출전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뜨거운 박수와 함께 끝난 승부, 시애틀은 이 승리로 2025 리그스컵 4강 무대를 밟게 됐다. 팀은 9월 1일 열리는 준결승에서 LA 갤럭시와 파추카의 승자와 다시 만날 예정이다.
무더운 워싱턴의 저녁, 마침내 터진 환호는 패배의 쓴맛을 뛰어넘은 인내의 증명이었다. 이 밤의 여운을 안고 시애틀 사운더스의 이야기는 리그스컵 4강에서 또 한 번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