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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서 명태균이 상석 앉았다고 저를 껍데기 취급”…김영선, 9차 공판서 불만 표출
정치

“검찰서 명태균이 상석 앉았다고 저를 껍데기 취급”…김영선, 9차 공판서 불만 표출

배주영 기자
입력

정치권 금품수수 의혹을 둘러싼 파장이 재점화됐다. 창원지방법원 제4형사부(김인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21일 9차 공판에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를 둘러싼 갈등이 표면화됐다. 핵심 증인으로 나선 김 전 의원의 전 비서관 A씨가 기존 검찰 진술과 달리 전면 모르쇠로 입장을 바꾸며 재판부와 검찰 모두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김영선 전 의원은 A씨를 상대로 직접 신문에 나서며, "명태균이 총괄본부장이라는 직함으로 불리던 것은 사무실 내 관행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전 의원은 "명씨는 공식 직함 없이 개인적 사업과 사회활동 차원에서 의원실을 드나들었으며, 때때로 정책 제안을 하는 정도였다"고 주장했다. 특히 "지금 검찰에서 하는 기본 얘기가 뭐냐면, 명태균이 상석에 앉았다, (저에게) 욕했다 하면서 저를 껍데기 취급을 한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반면 검찰은 A씨가 "명태균과 김영선이 자주 다퉜고, 매번 명씨 의견이 관철됐다"는 과거 진술을 근거로 두 사람의 힘겨루기 및 친분관계를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선거 캠프와 의원실이 명태균 씨 의견대로 운영된 사실이 있지 않냐"는 질문을 던졌으나, A씨는 "정확한 기억이 없다", "잘 모른다"는 답변을 반복했다.

 

명태균 씨 역시 김 전 의원과의 관계에 대해 명확한 입장 표명을 피하며, 법정 진술에서도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러한 증언 번복에 재판부는 "불과 1년도 안 된 일에 대해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게 이해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양측 모두 검찰 조사와 법정 증언 사이의 온도 차를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을 이어갔다.

 

김 전 의원과 명씨는 지난해 11월 증거인멸 우려로 구속됐다가 지난 4월 보석으로 석방돼 현재는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당시 재판부는 “방어권 보장”을 보석 사유로 들었다.

 

21일 진행된 재판에서 드러난 주요 증언과 신문 과정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의 사실 규명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향후 증인신문과 관련 증거 심리가 계속될 예정인 가운데, 내년 총선을 앞둔 정치권의 긴장감은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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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선#명태균#창원지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