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임 할머니 백세의 하루”…인간극장, 가족 품에서 피어난 푸근함→남몰래 흐른 진심의 눈빛
창백한 새벽빛을 닮은 조성임 할머니의 아침은 마당부터 부엌까지 쉼 없이 움직인다. 아흔아홉 해를 견딘 고집은 “내가 하고 싶은 건 꼭 해야 한다”는 말에 스며 있고, 자식들은 말려도 끝내 백기를 든다. 그 반듯한 고집이 한 세기를 버텨온 할머니의 흔적임을 알기에, 가족들은 평범하지만 단단한 온기로 하루를 채워 간다.
막내딸 홍실 씨가 곁을 지키는 몇 해 사이, 할머니의 삶은 꼭 어린아이처럼 새롭고 설렌다. 사위 김기순 씨는 거친 손길로 닭백숙을 끓이고 김치를 담그지만, 속정은 누구보다 깊다. 가족 여럿이 한집에 부대끼는 아침이면, 김라희 씨는 아이들을 챙기며 분주하게 출근길을 오르고, 홍실 씨는 발걸음 가벼운 손주들에게 따뜻한 밥상을 내민다. 그 사이사이, 간식 한 접시와 반찬의 고기 한 점이 빼곡히 사랑을 쌓아 올린다.

홍실 씨는 어느덧 어머니의 하루를 영상으로 담아 멀리 있는 언니들과 가족들에게 안부를 나눈다. 생신날, 오랜만에 모인 자식들과 손주 앞에서 할머니의 일상이 영상으로 펼쳐지고, 거실에는 가족의 노래와 용기 내 선보인 손주들의 춤이 번진다. 백 번째 생일을 맞은 할머니에게 가족이 조심스레 소회를 묻자, “너무 오래 살아 미안하다”는 말이 맴돈다. 평생 가족에게 폐가 되지 않으려 마음 졸인 시간, 그러나 이 날만큼은 누구도 그 소박한 슬픔을 감히 다독이려 들지 못한다.
한 세기 넘는 생을 거쳐 온 조성임 할머니는 사소한 하루를 소풍처럼, 가족의 잔치처럼 살아가고 있었다. 그 시간 속에는 서로 주고받는 눈빛과 다정한 손길, 모두의 수고와 인내가 얽혀 있다. 홍실 씨가 영상 편지로 담아낸 오늘의 기록은, 언제나 곁에 있던 평범한 가족이 주는 가장 따뜻한 울림이 무엇인지 조용히 묻는다.
한편, 조성임 할머니와 가족들의 일상은 ‘인간극장’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매일 아침 7시 50분 가슴 따뜻한 인생 이야기로 새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