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컴 2분기 매출 사상 최대”…AI 반도체 질주에도 투자심리 흔들려→성장세에 긴장감 고조
미국 서부 해안의 테크 센터 실리콘밸리에는 밤새 불이 꺼지지 않는다. 반도체 혁신의 맥박을 품은 도시의 정적을 뚫고, 브로드컴이 다시 한 번 역사적인 기록을 남겼다. 2025년 회계연도 2분기, 브로드컴은 매출 150억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0%라는 눈부신 성장세를 달성했다. 마치 거대한 지각 변화처럼, 인공지능(AI) 사업부문은 44억달러, 즉 46%의 폭발적 증가세로 시장의 흐름을 압도했다.
이번 호실적은 월가가 품었던 기대를 소폭 넘는 것이었다. 금융정보업체 LSEG 조사 기준, 전문가들이 예상한 매출과 주당순이익(EPS)을 모두 웃돌았다. 회사의 EBITDA 역시 1년 새 35%나 늘어나며 성장을 견인했다. 이러한 성과 이면에는 하이퍼스케일 파트너, 즉 아마존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세계적인 클라우드 기업들의 설비 투자 확대가 크게 작용했다. 그들은 AI 네트워킹 솔루션에 대한 집요한 수요로 브로드컴의 신화에 불을 지폈다.

브로드컴은 3분기 매출 전망치 역시 158억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1%가량 더해진 수치로, AI 반도체 성장의 신뢰를 드러냈다. 호크 탄 브로드컴 CEO는 “AI 반도체 매출 성장세가 3분기에 한층 더 가속할 전망”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눈부신 기록 뒤에는 예측할 수 없는 시장의 파도가 밀려왔다. 실적 발표 직후, 브로드컴의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4%가량 내렸다. 올 들어 실적 발표 당일까지 누적 상승률이 12%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주가 수준과 앞으로의 성장 동력에 대한 불확실성을 반영했다. 투자자들은 기록적인 성장 앞에서도 차가운 시선으로 향후 AI 시장과 클라우드 인프라에 대한 불확실성,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변수에 주목하는 모양새다.
AI 반도체의 파도가 산업계 지형을 다시 그리는 가운데, 브로드컴의 질주는 과연 투자자들의 긴장 속에서 어디까지 이어질지, 실리콘밸리의 밤은 아직 그 답을 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