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진법 본회의 통과, EBS법 필리버스터 돌입”…여야, 공영방송 개혁안 정면 충돌

공영방송의 지배구조 개편을 두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다시 정면으로 충돌했다. 방송문화진흥회법(방문진법) 개정안이 2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야권의 개혁입법 드라이브와 여권의 저지 노력이 법안 처리 현장에서 맞붙었다. 방송 3법을 둘러싼 여야 간 갈등이 한층 고조되는 가운데, 필리버스터 등 야당의 강공과 여당의 방어전이 이어지는 형국이다.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는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여권 주도로 방문진법 개정안이 상정돼 표결에 부쳐졌다. 재석 171명 중 찬성 169명, 반대 1명으로 가결됐으며 국민의힘은 표결을 보이콧했다. 해당 개정안은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수를 9명에서 13명으로 늘리고, 이사 추천권을 방송직능단체와 언론·방송 관련 학회 및 단체에까지 확대하는 내용을 담았다. 또, MBC 사장 선임 절차를 강화해 사장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인사를 재적 이사 5분의 3 이상 찬성으로 선임하도록 명문화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EBS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이 본회의에 상정되자, 국민의힘은 최형두 의원을 필두로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최 의원은 "EBS법이 그대로 시행되면 위헌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크다"고 지적하며, "공영방송이 확증 편향으로 변질될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노총 언론에 방송의 편성과 보도, 경영을 맡긴다면 정부 여당에도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라며 강한 우려를 표했다.

반면,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민생 개혁 법안 처리에 발목을 잡고 있다고 비판하며, 같은 날 오전 EBS법 필리버스터 종결동의안을 제출했다. 국회법상 필리버스터는 24시간 후인 22일 오전 종결될 예정이며,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고려해 표결은 23일로 미뤄질 전망이다.

정치권의 대치는 방문진법과 EBS법을 넘어 8월 임시국회에서 노란봉투법과 2차 상법 개정안 등 윤석열 정부의 거부권으로 제동이 걸렸던 다수 개혁 입법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민주당은 절대다수 의석을 앞세워 입법 드라이브를 강화하고 있으며, 국민의힘은 각 법안마다 필리버스터로 맞서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무력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문금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내란 수괴 윤석열의 거부권에 짓눌려 빛을 보지 못했던 민생 개혁 법안들이 본회의에 연달아 상정될 예정"이라며 정부와 여당의 책임을 거듭 강조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로 민생 개혁을 막아선다 해도 개혁 입법의 열차는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국회는 방송 3법, EBS법, 노란봉투법 등 핵심 법안을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으며, 민주당이 주도하는 개혁 입법과 이에 맞서는 국민의힘의 정치적 대치가 정기국회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정치권은 9월 정기국회에서 검찰·언론·사법 개혁 등 추가 입법을 놓고도 더욱 거센 충돌이 예상된다는 분석이 뒤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