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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밀 연간 70만t 수입 합의”…방글라데시, 관세 협상 속 경제외교 강화
국제

“미국산 밀 연간 70만t 수입 합의”…방글라데시, 관세 협상 속 경제외교 강화

윤찬우 기자
입력

2025년 7월 20일, 방글라데시(Bangladesh) 다카에서 방글라데시 식량부와 미국밀협회(USW)가 ‘미국산 밀 5년간 안정적 수입’을 위한 대규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현지시각 기준 체결된 이번 협약은 미국(USA)이 내달부터 방글라데시산 제품에 최대 35% 고율 관세를 적용하기로 한 데 대한 대응 조치로, 지역 경제와 양국 무역에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최근 방글라데시 의류 산업을 중심으로 미국 시장 내 가격 경쟁력 약화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정부의 경제외교 전략 변화가 이슈로 부상한다.

 

협약에 따라 방글라데시는 향후 5년간 매년 70만t의 미국산 밀을 도입한다. 알리 이맘 마줌더 식량부 고문은 이날 “경쟁력 있는 미국산 고급 밀 도입으로 식량 공급 안정과 양국 무역협력 강화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개별 품목 차원의 무역적 양보이자, 미국과의 전체적 관세 협상 국면 전환을 모색하는 시도로 읽힌다.

방글라데시, 美산 밀 5년간 연 70만t 수입…미국 관세 협상 대응
방글라데시, 美산 밀 5년간 연 70만t 수입…미국 관세 협상 대응

방글라데시와 미국 간 무역 불균형은 누적 현안이었다. 2023년 기준 미국의 대방글라데시 무역적자는 60억 달러에 달했다. 미국이 8월부터 관세를 대폭 올리기로 하자, 방글라데시 정부는 의류 등 주력 수출품을 겨냥한 무역 환경 변화에 맞서 경제·외교 정책의 방향을 급선회했다. 특히 의류산업계는 미국 내 고율 관세 적용에 따른 가격 경쟁력 약화, 수출 감소 등을 우려하고 있다.

 

이 같은 대미 곡물 수입 확대 정책은 미국 측에 시장 확대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방글라데시 수출품에 대한 관세 인하 압박 카드로 쓰이고 있다. 방글라데시는 연간 700만t 규모의 밀을 흑해 인접국 등에서 주로 조달해왔으나, 미국 등 프리미엄 곡물 비중이 늘어날 전망이다. 향후 방글라데시의 외화 지출 구조 변화와 함께, 미-방글라데시 간 실질적 상호 이익 구조 형성을 겨냥한 복합 전략이란 평가도 제기된다.

 

파이낸셜타임스, 블룸버그 등 주요 글로벌 매체들도 “방글라데시가 압박 국면 속 미국의 통상 요구에 해법을 모색했다”며 “공급망 재편과 디커플링 트렌드가 아시아 국가에도 실질적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협상의 진정성을 평가하겠다며 추후 방글라데시 수출품에 대한 유연한 접근 가능성도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방글라데시 정부가 신정부 출범 이후 보인 경제 외교 변화가 국제 통상질서 내 중견국의 선택지 확대 사례가 될 수 있다”며 “관세 협상 결과에 따라 방글라데시 증시·환율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고 분석한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이번 밀 수입 확대를 대미 협상용 카드로 삼아 관세 인하와 무역 여건 개선, 수출산업 보호 등 후속 협상에 적극 나설 전망이다. 국제사회는 이번 합의가 미-방글라데시 통상 질서 변화에 어떤 직접적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윤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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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미국산밀#관세협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