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사 선임 놓고 법사위 정면 충돌”…나경원, 내란·독재 공방에 국민의힘 퇴장 파행

나경원 의원의 법사위 간사 선임을 둘러싼 여야의 대립이 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극한으로 치달았다. 여당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의원들은 나 의원의 간사 보임을 두고 “국회 독재”와 “내란 앞잡이”라는 거친 언사는 물론, 회의장 고성과 대치 끝에 국민의힘 전원 퇴장이라는 파행을 연출했다.  

이날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은 5선 중진인 나경원 의원의 법사위 간사 선임 안건 상정을 요구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나 의원이 “내란 앞잡이에 준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실제 민주당 장경태 의원은 “내란 앞잡이에 준하는 나경원 의원이 어떻게 법사위 간사냐. 간사 선임에 반대한다”고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이어 “초선 망언에 대해 사과하고, 간사를 하고 싶으면 내란 혐의 자수를 하고 어떻게 내란 모의를 했는지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압박했다.  

나경원 의원은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국민의힘의 의사진행 발언을 제한하자 “추 위원장은 6선 의원이고 국회의장도 하려고 했다. 의회에 대한 이해가 깊은데 이렇게 의회민주주의가 무너진 게 안타깝다”며 “여야가 안건을 간사끼리 협의해야 하는데 오늘 회의에서 간사 선임이 빠졌다. 이런 식의 국회 운영은 한마디로 국회 독재”라고 반박했다.  

이에 추미애 위원장은 “나 의원이 보임돼 오셔서 마치 여기를 전투장처럼 여기시는 모양인데, 여기는 법안을 논의하는 자리”라고 일축했다. 민주당 서영교 의원 역시 “이제 새로운 세상이 왔다”며 “윤석열 영장 공무집행을 방해했던 자들이 여기 와서 법사위를 방해하고 있다”고 강변했다.  

몸싸움 직전까지 고성이 이어진 끝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집단 퇴장했다. 그 사이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검찰개혁 공청회 계획서 채택의 건’ 등 주요 안건을 단독 의결했다.  

전문가들은 여야가 법사위를 둘러싸고 격돌하는 양상이 정국 경색의 단면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법사위는 이번 사안뿐 아니라 검찰 관련 법안, 정부 입법 사안의 ‘최종 관문’이라는 이유로 여야 갈등의 불씨가 지속되는 곳이다.  

국회 법사위는 오는 4일 법무부 등이 참여하는 검찰개혁 공청회를 예고했다. 정쟁이 법안 논의마저 가로막는 상황에서 정치권의 협치 복원이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