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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하 여부 촉각”…미국 연준 내부 갈등·트럼프 압박에 금융시장 긴장
국제

“기준금리 인하 여부 촉각”…미국 연준 내부 갈등·트럼프 압박에 금융시장 긴장

임서진 기자
입력

현지시각 22일, 미국(USA)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진행되는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연설이 열릴 예정이다. 이번 연설은 9월 기준금리 결정의 향방을 가를 중요한 분기점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은 파월 의장의 입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준과 파월 의장을 향해 기준금리 인하를 강도 높게 요구하는 등 정치적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연준 내부 이사진의 분열도 시장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이번 잭슨홀 미팅은 세계 중앙은행장들이 매년 모여 글로벌 경제 이슈를 논의하는 자리로, 파월 의장의 발언에 따라 미국 금리 결정과 글로벌 투자 방향성이 달라질 수 있어 전 세계 금융 투자자와 정책 담당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파월 의장을 향해 “완고한 노새”, “멍청이”라는 거친 표현을 서슴지 않으며 반복적으로 금리 인하를 촉구했다. 여기에 연준 이사진 구성을 둘러싼 변화도 눈길을 끈다. 최근 연준 이사 한 명이 임기를 6개월 앞서 사임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측근인 스티븐 마이런 백악관 국가경제자문위원장을 후임으로 지명했다. 마이런 지명자는 트럼프의 정책에 동조하는 인물로, 내부 의사결정에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잭슨홀 연설’ 주목…미 연준 내부 반란·트럼프 압박에 기준금리 인하 여부 촉각
‘잭슨홀 연설’ 주목…미 연준 내부 반란·트럼프 압박에 기준금리 인하 여부 촉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내에서도 의견 충돌이 노골화되고 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와 미셸 보먼 연준 부의장이 최근 금리 인하에 반대표를 던지며 내부 불협화음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만약 마이런 지명자가 상원 인준을 받을 경우, 파월 의장은 다음달 열리는 FOMC에서 3명의 반대파를 상대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연준 내부에서 이 같은 분열은 1988년 이후 처음”이라고 분석했다.

 

혼재된 경제지표도 연준의 정책 판단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7월 고용 보고서에서는 미국 노동시장이 악화되는 신호가 포착되며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졌지만,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예상을 크게 웃도는 0.9% 상승을 기록해 인플레이션 압박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집계된 9월 FOMC 금리 인하 전망 역시 99.9%에서 84.8%로 내려앉는 등 기대치가 요동쳤다.

 

전문가들은 미국 연준이 중앙은행의 본연의 책무인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이라는 두 축 사이에서 결단을 내리기 어려운 복잡한 국면에 직면했다고 진단한다. 토스텐 슬록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연준의 정책 환경을 복잡하게 만들며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TD 시큐리티의 게나디 골드버그는 “시장은 파월 의장이 잭슨홀 연설에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얼마나 열려 있는지 명확히 밝히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9월 FOMC를 앞두고 전 세계 투자자와 각국 중앙은행은 파월 의장의 잭슨홀 발언 한마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으며, 기준금리 인하 신호가 등장할 가능성에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이번 잭슨홀 연설이 글로벌 금융시장과 미 연준 내부에 어떠한 변화를 몰고 올지 관심이 쏠린다.

임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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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연준#트럼프#파월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