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 하늘, 더 뜨거운 동해”…도심은 숨막혀도 망상해변·천곡황금박쥐동굴로 몰린다
요즘 동해를 찾는 여행자들은 흐린 하늘 아래서도 더위를 피해 새로운 선택을 한다. 강하게 내리쬐는 햇볕 대신, 답답함이 느껴지는 습한 공기 속에서 바닷바람을 맞거나 동굴의 서늘함에 몸을 기대는 장면이 반복된다. 이제 해변 나들이도, 실내 명소 방문도 ‘여름을 견디는 법’의 일부가 됐다.
기상청 발표에 따르면 4일 기준 동해시의 낮 기온은 31도까지 오르며, 오전 체감기온 역시 29도로 집계됐다. 습도는 34%로 비교적 건조한 상태. 흐림이지만 무더위는 여전해, 여름을 즐기는 방식 역시 자연스럽게 변하고 있다.

실제로 이날 망상해변에는 두터운 구름 아래 여유롭게 산책을 즐기는 이들이 많았다. 자외선 걱정은 줄었지만 기온 자체가 높아 더위를 식힐 바다 전망과 넉넉한 산책로가 매력으로 꼽힌다. 반면 ‘실내 피서’를 택한 이들은 도심에 위치한 천곡황금박쥐동굴을 찾는다. 동굴 안은 연중 10~15도의 온도를 유지, 바깥과는 다른 계절이 흐른다. 여기에 동해문화예술회관에서는 다양한 전시와 기획전이 열려, 혼자 조용히 문화 산책을 즐기고픈 이들이 모인다.
지역 여행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바닷바람으로 더위를 식히거나, 실내에서 여유롭고 시원하게 하루를 보내려는 여행자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그만큼 누구나 덥고 습한 날씨에 맞춰 자신만의 피서법을 찾고 있음을 실감한다”고 표현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해 질 무렵 벽화마을 산책이 힐링된다”, “동굴에서 두 시간 동안 머물렀더니 완전히 리셋된 기분”, “햇빛은 없지만 어딜 가든 습한 열기가 따라온다” 등, 여름의 풍경과 방법을 공유하는 목소리가 눈에 띈다.
작은 장소 선택이지만, 예상 못한 더위에 유연하게 반응하는 일상이 곧 이 지역 여행의 새로운 매력이 되고 있다. 동해의 여름은 바다와 도시, 실내와 실외를 넘나들며 각자의 이유와 방식으로 채워진다. 잦은 한숨 끝에 웃음 한 모금 남기는 그런 순간들이, 언젠가 또 다른 기억이 될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