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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궁빛 따라 걸음 옮기다→경복궁야간개장, 가을밤 정취 품다
문화

고궁빛 따라 걸음 옮기다→경복궁야간개장, 가을밤 정취 품다

최하윤 기자
입력

달빛이 은은하게 내려앉은 고궁의 밤, 경복궁야간개장이 깊어가는 계절의 정취와 어우러지며 다시 문을 열었다. 지난 3일 시작된 이번 야간개장은 9월 28일까지 이어지며, 본연의 고요를 간직한 채 하루 3,300명 관람객을 맞이했다. 전통의 등불에 비친 궁궐 길은 어느새 나지막이 운무를 거느리고, 오래된 시간 위에 새로운 숨결을 얹는다.

 

관람은 매주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가능하며, 월요일과 화요일에는 쉼을 갖는다. 오후 7시에서 9시 30분까지, 허락된 시간에 맞춰 광화문, 흥례문을 지나 근정전과 경회루―강녕전, 교태전, 아미산 권역 등 도심 속 고궁의 입체적 야경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낸다. 입장 인원 중 3,000명은 인터넷을 통해 예매를 마쳤으며, 300명은 먼 타국서 온 이들에게 별도로 자리를 내어주었다.

출처: 궁능유적본부
출처: 궁능유적본부

관람 요금은 3,000원으로 책정됐으나, 만 6세 이하 어린이와 만 65세 이상 어르신, 한복의 단아함을 입은 방문객, 그리고 숭고한 뜻을 지닌 국가유공자와 장애인에게는 무료로 길이 열렸다. 누군가는 증빙의 서류를, 누군가는 한복의 맵시를 더해 현장에서 잔잔히 신분을 확인받으며 고궁의 정문을 지난다. 한복 착용자에게는 정해진 가이드라인이 제공돼, 품격과 기준 모두에 부응할 것을 당부받는다.

 

관람객들의 감상평에는 ‘밤하늘과 조명이 이뤄내는 경복궁의 풍경은 일상에서 만날 수 없는 감동’이라는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어두운 밤, 전통 궁궐을 거닐며 오래된 돌담과 전각을 손끝에 새기는 체험은 한 알맹이의 시간처럼 차곡차곡 마음에 쌓여간다. 행사 관계자는 “우천 시에도 관람이 가능하지만, 특별히 안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모든 방문객이 아름다운 밤을 온전히 누릴 수 있길 바랐다.

 

무료 관람자는 사전 예약 필요 없이, 관련 증빙과 신분을 현장에서 확인해 입장이 가능하다. 당일 예매는 불가하며, 인터넷 예매는 9월 27일 자정까지 인터파크 티켓에서 1인당 최대 4매까지 할 수 있다. 관람의 아쉬움을 취소하고자 할 때는 관람 전날 오후 5시까지 예매 취소 및 환불이 허용된다.

 

밤이 내려앉은 경복궁에서 마주하는 한 순간은, 바람의 숨결과 고궁의 깊은 그림자가 어우러져 천천히 사유의 시간으로 자연스레 이끈다. 9월 28일까지 계속되는 경복궁야간개장은, 시간의 사이 고요를 걷고 싶은 이들에게 오래도록 남을 여운을 전한다.

최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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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야간개장#경복궁#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