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업무 자동화 가속”…한컴, 상반기 매출 성장과 글로벌 확장 시동
AI와 클라우드 기반 기술이 생산성 혁신을 꾀하는 가운데, 한글과컴퓨터(한컴)가 상반기 매출 성장세와 더불어 하반기에는 본격적인 글로벌 확장 전략을 내놓으며 주목받고 있다. 지난 35년간 문서 중심의 IT서비스를 구축해 온 한컴은 최근 과기정통부 주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사업’의 핵심 파트너로 참여하며, 자사 기술력을 AI 업무 자동화 플랫폼에 집중하고 있다. 업계는 이번 발표를 ‘AI 기반 업무 자동화 시장 재편의 신호탄’으로 해석한다.
올해 상반기 한컴은 연결 기준 매출 1473억2860만원을 달성하며 전년 동기 대비 1.5%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247억9046만원으로 소폭 감소(5.6%)했으나, 영업 기반의 견고함을 유지했다. 특히 과기정통부의 국가 AI 생태계 확산 프로젝트에서 LG AI연구원과의 컨소시엄을 구축, B2B·B2G 시장을 겨냥한 AI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35년간 축적한 한컴 문서 및 업무처리 기술이 데이터 학습, 자동화, 특화모델 적용의 근간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한컴이 주력 중인 ‘한컴AI 에이전트’는 개별 솔루션을 넘어, 고객사 시스템과 연계된 전사적 업무 자동화 솔루션이다. 기존 단발성 프로젝트 공급을 넘어 서비스형 비즈니스(SaaS)로 전환,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자체 개발과 더불어 생체인식(페이스피) 등 신사업 라인업 확장으로 향후 ‘지능형 오피스’와 생산성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확장도 구체화 중이다. 한컴은 보안 규정이 까다로운 일본을 전략 거점으로 삼고, 도쿄의 키라보시 파이낸셜그룹과 AI 문서·인증 솔루션 현지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밖에 아시아태평양 지역 독점권을 확보한 스페인 AI기업 페이스피의 생체인식 기술과 결합, 한국·일본 등 주요 지역 금융·공공행정 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특히 일본 금융권 첫 AI 협업을 교두보 삼아 의료·스마트시티 등 주요 산업으로의 확장도 모색 중이다.
국내외 경쟁사와 비교해 한컴의 강점은 오랜 기간 축적된 한국어·현지 업무 데이터와 공공·금융 SI(시스템통합) 경험에 있다. 일본, 미국 등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가 AI 오피스 시장을 선점하는 추세이나, 한컴은 특화형 AI 문서처리와 현지 인증 맞춤 해법에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정책 측면에서 볼 때, 한컴의 AI서비스는 일본 등지의 강도 높은 개인정보 보호, 정부 인증 등 규제 환경 적응이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현지 파트너와의 공동 사업모델 개발, 맞춤 데이터 암호화 등 대응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문서 자동화와 인증 분야에선 아직 지역별 특화 니즈가 크다”며 “한컴이 AI 기반 글로벌 서비스로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경우, 아시아 SaaS 생태계에서 새로운 입지를 형성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산업계는 이번 한컴의 기술과 사업 모델이 해외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