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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하라” 민주당, “방송장악” 국민의힘…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거취 놓고 과방위 정면 충돌
정치

“사퇴하라” 민주당, “방송장악” 국민의힘…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거취 놓고 과방위 정면 충돌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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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의 사퇴 여부를 두고 여야의 충돌이 다시 격화됐다. 법인카드 사용 의혹과 대구시장 출마설이 불거진 가운데, 민주당은 사퇴를 촉구했고 국민의힘은 "방송장악" 시도라며 강력 반발했다.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며 향후 방통위 체제에 대한 논란도 커질 전망이다.

 

2일 국회에서 열린 과방위 전체회의는 시청각미디어통신위원회 설치법 등 제정 법안의 공청회 계획서 채택, 소관 기관 결산 및 예비비 지출 승인 등이 사실상 주 안건이었다. 그러나 민주당의 연이은 이진숙 위원장 관련 문제 제기로 회의는 약 4시간 30분 동안 공방이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한민수 의원은 최근 극우 성향 유튜버가 제기한 대구시장 출마설을 언급하며 “이 위원장 하나 때문에 ‘방송 3법’ 개정 등 방통위 현안이 마비되고 있다. 정치적 행보를 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이훈기 의원 역시 “대구시장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명확히 밝히라”고 요구하며 임기 종료 후 출마 가능성에 의혹을 제기했다.

 

이정헌 의원은 대전MBC 사장 시절 이 위원장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문제 삼았다. 그는 “법인카드로 빵을 구매한 순서와 진술이 오락가락한다. 대전MBC 법인카드 기준상 1만원 미만 결제는 불가하다”고 주장했다. 노종면 의원도 페이스북 해명 글이 청문회 당시 답변과 다르다며 해명을 촉구했다.

 

과방위 최민희 위원장도 거들며 “롤케이크 구매 시점의 출고량을 직접 확인했다. 7개밖에 확인되지 않았다. 거짓말로 거짓말을 덮고 있다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이진숙 위원장 엄호에 나섰다. 박정훈 의원은 한상혁 전 방통위원장 면직을 ‘직권남용’이라 비판한 민주당의 과거 태도를 상기시키며, “감사원 주의 처분만으로 면직을 운운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방통위 기능을 무력화시킨 책임을 오히려 이 위원장에게 떠넘기며 방송장악을 노골적으로 선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수진 의원은 유시춘 EBS 이사장이 법인카드 사적 유용 혐의로 기소된 점을 거론, "같은 잣대라면 해당 인물도 면직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장겸 의원 역시 "민주당은 법인카드 의혹과 출마 의도를 이유로 사퇴를 요구한다. 내로남불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이밖에도 김민석 국무총리를 포함한 인사들의 선거 출마설을 언급하며, 같은 논리라면 모두 사퇴해야 한다고 맞섰다.

 

이날 회의에서는 시청각미디어통신위원회 설치법 등 방송 관련 조직개편 논의도 본격화됐다. 과방위는 오는 5일 공청회를 열고 관련 법안에 대한 학계와 전문가 의견을 수렴할 방침이다.

 

정치권은 이진숙 위원장 사퇴론과 야권의 방송장악 논란을 둘러싸고 정면 충돌했다. 과방위는 방통위 체제 개편 및 감사원 조치 이후 국정 운영 방향을 두고도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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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국회과방위#민주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