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 부진 털고 3안타”…이정후, 장쾌한 3루타→팀 승리 견인
찢긴 마음을 안고 다시 그라운드에 선 이정후의 눈빛엔 묵직한 결연함이 묻어났다. 답답했던 타격감이 서서히 살아나자, 벤치는 물론 팬들까지 그 손끝을 주목했다. 위기의 팀을 붙잡기 위해 그는 방망이를 낮게 휘두르며, 야구의 작은 기적을 새겼다.
지난 3일 이정후는 애리조나와의 원정경기에서 5번 타자 겸 중견수로 출전했다. 부진을 털어낸 첫 경기에서 이정후는 5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을 기록하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승리에 힘을 보탰다. 1회초, 상대 투수 메릴 켈리의 투구를 공략해 1타점 3루타로 선취점을 올렸고, 3회초에는 시원한 2루타를 터뜨렸다. 8회초엔 내야안타까지 보태며 5월 7일 시카고 컵스전 이후 57일 만에 한 경기 3안타를 완성했다.

최근 타격 부진으로 지난 2일 경기에서 결장했던 이정후는 휴식의 효과를 증명했다. 마지막 9회초 타석에서 홈런이 나오면 사이클링 히트가 완성될 상황이었지만,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그는 경기 후 “사이클링 히트를 의식하지 않았다. 득점권에서 단타라도 치고 싶었지만, 상대 투수가 좋은 코스로 잘 던졌다”고 담담히 전했다.
타순에 상관없이 맡은 타석에 집중하겠다는 이정후는 “최근 타격감이 좋지 않아 감독님, 코치진, 동료들이 많은 격려를 해줬다. 자신감이 붙었다”며 동료들에 대한 고마움도 함께 전했다. 이어 “앞으로도 그분들에게 보답할 수 있도록, 또 팬들에게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계속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경기장엔 미묘하게 달라진 공기와 함께 이정후의 힘찬 스윙 소리가 길게 남았다. 4연패 늪에서 벗어나려는 팀의 갈증 위에, 그의 방망이가 작은 희망의 연결고리가 돼줬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이정후의 다음 경기는 7월 5일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