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3% 추락한 영업이익”…CJ ENM, 3분기째 적자 행진 이어지며 구조적 위기감 확산
반짝이는 이름 뒤에 감춰진 수치는 어느덧 빛을 잃었다. CJ ENM이 2025년 1분기 영업이익 7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보다 94.3%나 곤두박질쳤다. 공식 발표일인 5월 8일, 시장의 기대는 무너졌고, 3분기 연속 영업적자라는 무거운 짐이 또 한 묶음 더해졌다.
이번 실적 저하는 업황 전반의 그늘과 맞닿아 있다. 기업은 이날 1조1천383억 원의 연결 매출을 공시했지만, 역시 1.4% 줄어든 수치였고, 당기순손실은 82억 원으로 새겨졌다. 재무지표는 전문가 컨센서스를 크게 밑돌았다.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 232억 원의 3% 수준에 그치며 실망감을 심화시켰다.

실적 부진의 중심에는 ‘미디어플랫폼’과 ‘영화드라마’ 부문이 자리하고 있다. 미디어플랫폼 매출은 2천928억 원으로 6.8% 줄었고, 적자 역시 57억 원에 달했다. TV광고 매출도 633억 원, 18.9%의 감소폭이 아프게 다가왔다. tvN이 선보였던 ‘별들에게 물어봐’, ‘감자연구소’와 같은 기대작들이 2%대, 1%대 시청률에 머문 점 역시 부진의 연장선이었다.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티빙’ 역시 순탄하지 못했다. ‘네이버플러스’와의 멤버십 제휴 종료 이후 가입자가 눈에 띄게 줄었고, OTT 시장 경쟁 속에 또 하나의 시련이 더해졌다. 영화드라마 부문도 뚜렷했다. 매출은 3천159억 원으로 전년보다 13.8%나 쪼그라들었고, 232억 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그러나 음악과 커머스에서는 조금이나마 밝은 흐름이 읽혔다. 도쿄돔에서 펼쳐진 ‘라포스타 2025’, ‘J01’ 월드투어 등 대형 공연, 그리고 ‘제로베이스원’의 미니 5집 판매 호조가 힘을 보탰다. 음악 부문 매출은 32.9% 늘어난 1천672억 원을 기록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27억 원으로 전년대비 43.9% 줄었다. 커머스 부문도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 성장에 힘입어, 매출 3천623억 원, 영업이익 262억 원을 올렸다. 각각 4.2%, 14.0% 증가한 기록이었다.
CJ ENM 관계자는 “인기 IP인 ‘뿅뿅 지구오락실3’,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을 연계해 광고 매출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웰메이드 콘텐츠와 글로벌 아티스트 경쟁력 강화로 수익성 회복에 방점을 찍겠다”고 강조했다.
창문 너머 흐르는 빗물처럼, 수치는 차가웠지만 미래의 묵직한 각오도 함께 전해졌다. TV광고 회복, OTT 경쟁력 강화, IP 다변화 노력은 곧 회복의 물줄기를 찾으려는 몸부림이다. 미디어, 음악, 커머스 등 복합산업의 변곡점을 직면한 지금, 소비자와 투자자는 콘텐츠의 힘, 플랫폼의 전략 변화에 지난 어느 때보다 예민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번 실적 발표가 시사하는 바는 결코 가볍지 않다. 콘텐츠 시장의 빠른 변화, 광고 생태계의 유동성, 신기술 속에서 소비자 취향 한가운데를 꿰뚫는 해법이 필요한 시점이다. 새로운 분기, CJ ENM의 시계가 어떻게 흘러갈지, 시장은 이미 다음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