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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2호 대형포”…김혜성, 양키스전 4안타 원맨쇼→다저스 18-2 대승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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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2호 대형포”…김혜성, 양키스전 4안타 원맨쇼→다저스 18-2 대승 견인

한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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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담담했지만 이내 기대가 어우러진 환호가 LA 다저스타디움을 가득 채웠다. 오랜만에 기회의 무대에 선 김혜성의 방망이는 뜨겁게 꿈틀거렸고, 한 경기 만에 홈런과 4안타, 호수비로 미국 전역을 놀라게 했다. 김혜성의 가치는 그날 밤 유니폼 너머로 더 깊게 각인됐다.

 

1일 미국 LA 다저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25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뉴욕 양키스와의 홈 3연전 두 번째 경기에서 로스앤젤레스 다저스가 18-2 압승을 일궈냈다. 이날 다저스의 중심에는 선발 유격수로 나선 김혜성의 이름이 선명히 새겨졌다.

“시즌 2호 대형포”…김혜성, 양키스전 4안타 원맨쇼→다저스 18-2 대승 견인 / 연합뉴스
“시즌 2호 대형포”…김혜성, 양키스전 4안타 원맨쇼→다저스 18-2 대승 견인 / 연합뉴스

주전 유격수 무키 베츠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김혜성은 데뷔 후 처음으로 유격수 포지션에 선발로 출장했다. 이 날 기록한 4타수 4안타 2타점 3득점, 볼넷 1개는 그의 멀티포지션 능력에 환호를 더했다. 시즌 타율은 0.422까지 상승, 다저스 타선의 새로운 희망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초반부터 흐름은 김혜성 쪽으로 기울었다. 2회 두 번째 타석에서 좌완 브렌트 헤드릭의 8구째 148.4km 패스트볼을 통타, 비거리 125.6m의 큼지막한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미국 무대에서 처음으로 왼손 투수에게 뽑아낸 홈런이었다.

 

이어 5회와 6회, 그리고 8회에도 연달아 안타를 쏟아냈다. 특히 8회엔 좌익선상 2루타로 상대 투수진에 쐐기를 박았고, 출루한 네 번 모두 득점 찬스를 창출하며 9번 타자의 반란을 무대로 옮겼다.

 

수비에서의 존재감도 빼어났다. 3회 무사 1,2루 위기에서 직선타를 낚아채더니, 재빨리 베이스를 찍으며 더블아웃을 완성했다. 6회엔 중견수로 전환해 양키스 간판타자 에런 저지의 장타성 타구를 단타로 막은 뒤, 정확한 송구로 주자를 잡는 보살까지 달성했다.

 

팬들은 김혜성이 모처럼 잡은 선발 기회를 놓치지 않고 맹타를 휘두르자 기립 박수로 응답했다. 미국 전역에 폭스 전국 중계로 전달된 활약은 현지 팬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경기 후 김혜성은 “매번 새로운 도전이지만 팀 승리에 기여할 수 있어 기쁘다. 앞으로도 수비와 공격 모두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다저스는 이 승리로 시즌 36승 22패를 기록,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를 굳건히 지켰다. 양키스와 시리즈 마지막 경기는 2일 같은 장소에서 이어진다. 하루를 장식한 환호와 벅찬 심정, 그 뒤에 남겨진 침묵 속엔 아직 끝나지 않은 도전의 무게가 서려 있었다. 김혜성의 중심 활약이 이어진다면 다저스의 상승 곡선은 계속될 전망이다.  

 

내일을 향해 내딛는 선수들의 땀방울은 누구의 노래와도 닮아 있다. 관중석에서 전해진 미소와 숨죽인 탄성, 그 모든 순간 위에 충실히 쌓인 숫자들이 의미를 더한다. 경기의 기록과 김혜성의 여운은 2일 홈구장에서 펼쳐질 다저스와 양키스의 마지막 맞대결에서 다시 이어질 예정이다.

한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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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다저스#양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