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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대화 재개 절실”…조계종, 고위급 회담 촉구와 평화 법회 개최
정치

“남북 대화 재개 절실”…조계종, 고위급 회담 촉구와 평화 법회 개최

이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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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간 신뢰 회복과 대화 재개를 둘러싼 갈등에 종교계가 적극 나섰다. 대한불교조계종이 한반도 평화와 화합, 남북 고위급 회담 재개를 촉구하며 정부와 사회에 메시지를 던졌다. 광복 80주년을 앞둔 8월 14일, 서울 강남구 봉은사에서 ‘8·15 광복 80주년 기념 남북의 평화와 화합을 위한 기원법회’를 거행한 것이다.

 

이날 법회는 한반도 통일을 염원하는 불교계의 의지를 집결하는 자리로 진행됐다. 현장에 모인 참가자들은 북측과 남측을 상징하는 한반도 패널에 연꽃을 붙이며 평화와 화합을 기원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어 ‘남북 평화를 위한 대화 재개 촉구문’을 낭독하며, 남북이 특사 교환 등 고위급 회담을 조속히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촉구문에서는 "불안정한 안보 환경에서 대화 중단과 연락 채널 단절은 한반도의 군사 위기를 반복적으로 가중시킬 수 있다"며, 남북이 대화 창구의 복원을 서둘러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한 종교계를 포함한 민간 교류를 적극 보장하고, "서로를 자극하거나 긴장시키는 모든 적대행위를 중단하는 것이 신뢰를 회복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오기 위한 선제 조건"이라고 밝혔다. 남북 양측이 정치·군사적 적대행위의 즉각적 중지를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 역시 "일제강점기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쳤던 수많은 이들의 희생을 기억한다"며, "분단의 고통을 넘어 한반도 평화를 이루기 위한 새로운 책무를 다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불교는 전쟁과 대립을 멈추고 평화를 실천하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에 옮기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조계종과 불교계는 남북 화해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늘 민간교류의 창구가 됐다”며, 앞으로도 민간차원의 평화 정착 노력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정치권 역시 이번 종교계 움직임에 주목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김남중 통일부 차관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남북 불교계의 연대와 민족 화해를 지탱해온 불심이 새로운 남북 관계의 주춧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 부문이 다시 만나 작은 일부터 소통하는 것이 신뢰 회복과 협력의 시작”이라며, “정부도 남북 주민 간의 교류와 협력을 일관성 있게 적극 지원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남북관계가 경색 국면을 반복하는 가운데, 종교계는 민간교류를 고리로 평화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뜻을 모았다. 정치권과 정부 역시 대화 복원을 위한 민간의 움직임을 뒷받침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내면서, 향후 남북 관계 개선 및 고위급 회담 재개 논의에 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이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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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진우스님#남북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