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 퀴리 무대의 여운”…박혜나·이봄소리, 한밤 라디오→청취자 심장 쥐여잡다
밝은 설렘과 묵직한 울림이 교차한 한낮, 박혜나와 이봄소리가 라디오 마이크 앞에 섰다. 뮤지컬 ‘마리 퀴리’ 무대 위에서 깊은 서사를 이끌던 두 배우는, 일상과 예술의 경계 없이 청취자에게 곧장 감정을 실어 보냈다. 무대에서 긴 여운을 남기던 목소리는 라디오를 타고 쏟아졌고, 한 곡 한 곡마다 또렷한 인물의 심장 고동이 담겼다.
방사성 원소 라듐을 처음 품은 순간의 환희부터, 인간의 깊은 번민과 선택의 호흡까지. 박혜나는 실제 ‘마리 스클로도프스카 퀴리’의 침잠한 목소리로 ‘또 다른 이름’을 연주했고, 이봄소리는 현실에 맞서는 ‘안느 코발스카’의 쉼 없는 용기로 ‘죽음의 라인’을 완성했다. 두 사람이 함께한 ‘그댄 내겐 별’에서는 관객석이었던 라디오 앞 청취자들도 무대의 마지막 조명 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몰입을 경험했다.

라디오를 위해 준비된 이번 라이브는, ‘마리 퀴리’가 담아온 시대의 비극과 여성의 여정, 그리고 한 사람의 이름이 곧 타인들의 구원이 될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일깨웠다. 작품이 거쳐온 발자국들은 한국뮤지컬어워즈 5관왕, 세계 각국 무대 호평, 웨스트엔드 신작 뮤지컬상 노미네이트 등 영예의 시간만큼이나, 단단한 감정의 지층을 남겼다. 박혜나와 이봄소리가 들려준 이야기는 곧 돌아올 본 공연의 서막처럼, 오케스트라 라이브의 현장감을 예열하며 관객들의 심장에 진한 예고편을 선사했다.
‘마리 퀴리’는 과학자로서의 도전과 인간의 양면성, 라듐걸스의 비극적 서사까지 사회와 시대를 연결하는 작품으로 성장해왔다. 박혜나와 이봄소리는 이번 라디오 출연을 통해 각각의 감정선과 드라마틱한 변주로 또 다른 무대를 보여줬다. 올해 네 번째 시즌을 맞는 ‘마리 퀴리’는 강남구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7월 25일부터 10월 19일까지 오케스트라 라이브 연주와 함께 공연될 예정이다. 두 배우의 라디오 라이브 시도는 본 공연을 앞둔 팬들에게 미리 만나는 감동이자 새로운 기대감으로 자리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