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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머스크 결별의 역풍”…美 정계·경제 충돌, 천문학적 손실→관계 회복 가능성 주목
국제

“트럼프·머스크 결별의 역풍”…美 정계·경제 충돌, 천문학적 손실→관계 회복 가능성 주목

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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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D.C.의 바람이 짙게 드리운 6월 초, 미국 정계와 경제는 뜻밖의 결별 선언으로 요동쳤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한때는 ‘브로맨스’라 불리던 두 인물이 이제는 씁쓸한 악연의 상징처럼 대치하고 있다. 나란히 백악관을 오가던 모습이 불과 며칠 전의 일이라는 사실이 무색할 만큼, 미국 사회 곳곳에는 두 리더의 말 한마디에 숨죽이는 긴장감이 번진다.

 

결정적 단절의 불씨는 머스크가 정부효율부(DOGE) 구조조정 임무에서 물러난 여운도 가시지 않은 채,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회견장에서 "머스크의 정책 비판에 실망했다"고 밝히며 점화됐다. 이어 머스크는 존재를 흔드는 반격의 글을 엑스(X, 옛 트위터)에 남겼다. 감세 법안, 전기차 보조금 폐지, 연방계약 등 주요 정책을 두고 흐른 깊은 균열은 급기야, 일상과 미래를 이끌던 경제 질서마저 뒤흔들었다.

5월 30일 백악관 회견에 자리한 트럼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 연합뉴스
5월 30일 백악관 회견에 자리한 트럼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 연합뉴스

이미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끝없는 하락에 시달렸고, 시가총액 1천520억 달러가 허공에 흩날렸다. 비트코인 역시 10만 달러대의 위태로운 변동선을 기록했으며, 한껏 높았던 미-중 정상 간 통화의 긍정 효과조차 경색된 갈등 앞에 무력해 보였다.

 

견고했던 연합이 왜 이렇게 급격히 무너졌을까. 머스크는 감세안에 담긴 특혜 조항, 전기차 보조금 논란을 정면 비판하며 ‘트럼프는 배은망덕하다’는 메시지마저 남겼다. 임시이익을 넘어 ‘중간층 80%를 위한 새로운 정당 창당’을 제안하는 온라인 설문, 과거 트럼프가 부채상한과 적자를 성토하던 흔적을 끄집어내 적대감을 한껏 드러냈다. 테슬라 뿐 아니라 스페이스X 역시 정부 계약 철회 가능성을 거론하며, 트럼프 역시 머스크에 대한 각종 보조금·계약 중단, 연방예산 절감 등을 무기로 내세웠다.

 

대립의 불씨는 미국 정치의 근간·경제의 동맥을 흔들고 있다. 감세안은 트럼프의 핵심 대선 공약으로, 팁과 초과근무 비과세·법인세율 인하 등이 담겼다. 머스크의 공개적 비토와 공화당 의원들에 대한 낙선운동 움직임은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에게 파장을 일으켰다. 두 거물의 결별과 논쟁이 정치권 내 편가르기, 사회적 양극화, 산업계 투자 심리마저 강렬하게 뒤흔들고 있다.

 

국제사회는 엇갈린 시선을 보낸다. 미국의 정계 지도자이자 기술 산업을 이끈 화합의 상징이 단숨에 반목의 축으로 바뀌며, 글로벌 증시와 정책에 예기치 못한 파동이 일었다. 특히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 후 증시 반등이 무색해질 만큼 미국 혼돈은 세계 경제에도 실질적 충격을 남겼다.

 

머스크는 여전히 새 정치 운동의 불씨를 틔우고, 트럼프는 자신의 성과와 정책 방향을 굽히지 않는다. 미국 차기 대선과 경제 정책, 기술 산업의 향방은 아직 안갯속에 싸여 있다. 분명한 건, 이 두 인물의 갈등이 당분간 세계 정계와 글로벌 시장에 오랜 여운을 남길 것이라는 점이다.  

 

트럼프와 머스크, 그 결별의 서사는 지금 이 순간에도 미국 민주주의와 자본시장의 뿌리까지 천천히 흔들고 있다.

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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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일론머스크#테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