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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낀 여름, 그곳에서 쉴 틈을 찾다”…광주 실내외 명소로 채우는 흐린 날의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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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낀 여름, 그곳에서 쉴 틈을 찾다”…광주 실내외 명소로 채우는 흐린 날의 여유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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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구름이 끼고 습도가 높은 날엔 실내외 명소를 고루 누비는 여행자가 많아졌다. 한낮의 더위와 투명하지 않은 하늘은 여행을 주저하게 만들지만, 이제는 오히려 흐린 날의 운치를 새롭게 받아들이는 이들이 늘고 있다.

 

광주광역시는 30도가 넘는 기온에 체감온도는 그보다 더 높은, 한여름의 흐린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그만큼 더위와 습도를 피해 특별한 여유와 쾌적함을 찾는 발걸음이 실내와 야외, 두 공간을 넘나든다. 실제로 SNS에는 ‘구름 낀 광주에서 보내는 하루’, ‘여름 실내 데이트’ 인증이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맥문동 숲길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맥문동 숲길

무각사는 광주 도심 한복판에서 고즈넉함을 마주할 수 있는 곳으로, 전통 사찰의 아름다움에 현대 문화공간이 더해져 방문자들의 자주 찾는 명소가 됐다. 미술 전시와 문화 강좌가 열리는 강당도 있어, 사찰 산책과 함께 문화 체험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동리단길카페거리는 감각적인 카페와 소품샵, 디저트 맛집들이 골목골목마다 들어섰다. 특히 산책하기 좋은 거리에 벽화가 어우러지고, 주말이면 젊은 여행객들의 활기가 가득하다. 현지 커뮤니티에는 “흐린 날 사진이 더 감성적으로 나오더라”며 인증 사진이 넘친다.

 

자연 속 힐링을 원한다면 광주호호수생태원이 답이다. 수변 산책로와 습지, 계절마다 피는 꽃, 그리고 철새들의 모습이 흐린 날씨에도 푸르고 운치 있게 다가온다. 전문가들은 “날씨가 흐린 날에는 밝은 햇빛이 부담스럽지 않아, 오히려 자연 풍경의 색감이 더 선명해 보이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통 건축에 관심 있는 이들은 월봉서원을 걸음을 멈춘다. 조선 시대 지성을 기리는 공간이자, 넓고 잘 정돈된 한옥과 마당이 펼쳐져 그 자체만으로 역사의 숨결에 머물 수 있다. 가족 단위 여행객이라면 광주패밀리랜드에서 어린이와 어른 모두 놀잇거리를 즐긴다는 후기도 이어진다.

 

“흐린 날은 밖에 나가기가 망설여졌었는데, 오히려 무각사처럼 조용한 공간에 머무르며 여유를 느끼게 됐다”, “동리단길은 파란 하늘 못지않게 흐린 날 사진도 분위기 있어서 매력적”이라는 목소리가 많았다.

 

이런 명소들을 천천히 둘러보는 하루는 단순한 관광 그 이상이다. 바쁜 일상 틈에서 잠깐 속도를 늦추고, 사찰의 고요함이나 카페 골목의 활기, 자연의 푸르름을 느끼는 일 자체가 작은 리셋이 되기 때문이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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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무각사#동리단길카페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