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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8% 준수율 상승”…주요 상장사, 지배구조 공시 강화→소유구조 개선 더뎌
경제

“69.8% 준수율 상승”…주요 상장사, 지배구조 공시 강화→소유구조 개선 더뎌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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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가 지나간 여름 초입, 기업들의 투명경영과 책임경영의 지표가 또 한 번 벽을 넘고 있다. ESG행복경제연구소가 6월 11일 밝힌 바에 따르면, 국내 시가총액 상위 250대 기업 가운데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171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해 주요 상장사의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평균 준수율이 69.8%로 집계됐다. 전년의 63.5%에서 6.35%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기업지배구조 투명성 제고를 위한 노력이 점차 결실을 맺고 있음을 보여준다.

 

눈길을 끄는 것은 POSCO홀딩스와 KT&G가 2년 연속 100% 준수율을 달성하며 모범 기업의 자리를 지켰다는 점이다. HD현대중공업, 카카오, LG이노텍, HD현대건설기계 등도 90%를 넘어 강한 선두권을 형성했다. 그러나 아직 변곡점에 이르지 못한 기업들도 포착됐다. 조사대상 중 19개 기업은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이 50%에 미치지 못해 개선의 여지가 남아있음을 드러냈다.

주요 상장사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 69.8%…집중투표제 도입 6% 그쳐
주요 상장사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 69.8%…집중투표제 도입 6% 그쳐

분야별로 살펴보면 주주 관련 지표 준수율은 71.9%, 이사회 관련은 57.9%, 감사기구는 84.9%로 감사체계만큼은 상대적으로 충실한 모습이지만, 소유구조 개선 항목에선 한기가 분다. 실제로 집중투표제를 도입한 기업은 11개사로 6.4%에 머물렀다. 전년보다 2곳 늘어나는 데 그치며, 여전히 소수에 머무르고 있음을 알렸다.

 

이 같은 흐름은 최고경영자 승계 정책이나 독립 내부감사부서 설치에서도 나타난다. 승계 정책을 명문화한 곳은 100개사로 전체의 58.5%, 감사기구 독립을 도입한 기업도 57.3%에 그쳐, 여러 분야에서 격차가 존재했다. 시장 안팎에서는 내년부터 코스피 전 상장사 대상 지배구조 공시 의무화가 예정된 만큼, 남은 시간 동안의 추가 개선이 관건이라는 평가다.

 

한국거래소가 2017년부터 자율공시로 시작한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제도는 올해를 기점으로 한층 강화되고 있다. 각 사의 지배구조 현황이 이해관계자에게 투명하게 공유되며, 체계적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기반이 마련되고 있지만, 진정한 신뢰는 실질적 실행에 달려 있다는 목소리가 뒤따른다.

 

연구소 관계자는 우수한 기업지배구조가 장기경쟁력과 기업가치 제고의 뿌리라고 강조했다. 주주권 보호와 이사회 독립성, 책임경영이 공시 이행을 넘어 조직의 문화로 정착돼야 한다는 당부 역시 덧붙였다.

 

점차 짙어지는 투명경영의 그림자 아래, 시장은 보다 건실한 구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내년부터 강화될 지배구조 공시 의무화는 투자자와 소비자에게는 신뢰의 이정표가, 기업에는 또 한 번의 시험대가 될 것이다. 각 기업은 변화의 물결 앞에서 진정성이 담긴 제도 실행과 구조 개선을 위한 고민을 이어가야 할 시점이다.

윤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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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행복경제연구소#posco홀딩스#집중투표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