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타에도 득점 기록”…김하성, 트리플A 재활 3경기→빅리그 복귀 시동
첫 타석에서 곧게 들어찬 눈빛, 침착하게 걸어나간 1루. 김하성은 방망이 대신 볼넷으로 다시 한 번 경기장의 분위기를 자신 쪽으로 끌어당겼다. 오랜만에 밟는 3루와 홈 사이, 팬들은 그의 성근 한 걸음마다 복귀를 향한 염원을 보탰다. 김하성의 하루는 득점 하나로 충분했다.
현지 시간으로 30일, 김하성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더럼 불스 애슬레틱 파크에서 열린 마이너리그 트리플A 멤피스 레드버즈와의 홈 경기에서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김하성은 4타수 무안타 1볼넷 1득점으로 타석에서는 조용했으나, 시즌 트리플A 첫 득점을 올리는 성과를 남겼다.

1회말 첫 타석, 상대 선발 투수 알렉스 콘웰을 상대로 풀카운트까지 버틴 끝에 볼넷을 골라낸 장면이 압권이었다. 곧이어 연속 안타로 3루까지 진루한 뒤, 카슨 윌리엄스의 좌익수 희생플라이 때 홈을 밟으며 득점을 신고했다.
그러나 이후 타석에서는 아쉬움이 남았다. 2회에는 좌익수 플라이, 3회 1사 1루에서는 2루수 플라이, 5회에는 3루수 땅볼, 7회에는 우익수 플라이로 아웃됐다. 경기장은 8회초 비로 인해 중단됐고, 더럼 불스가 11-8로 승리를 가져갔다. 양 팀이 7회까지 기록한 30안타는 재활 경기 특유의 치열함을 보여줬다.
김하성에게 2024시즌의 시작은 누구보다 호기롭게 열렸다. 그러나 8월 19일 콜로라도전 어깨 부상이라는 변수와 10월의 수술, 이어진 탬파베이와의 2년 최대 3,100만달러 계약까지, 길고 복잡한 시간 끝에 복귀를 위한 준비가 시작됐다. 27일부터 트리플A 더럼 불스에서 실전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3경기를 치렀고, 10타수 2안타(타율 0.200), 1볼넷, 1득점을 기록했다.
첫 경기 2안타로 기대감을 높였으나 이후 두 경기에서는 무안타에 그쳤다. 아직 완전한 타격감 회복에는 시간이 필요해 보였으나, 김하성은 단계별 체력 및 감각 조율에 역점을 두는 모습이다. 트리플A 구단과 코칭스태프 역시 그의 몸 상태를 꼼꼼하게 체크하며 메이저리그 콜업 시점을 조율하고 있다.
김하성은 “메이저리그로 돌아가는 길이 쉽지 않다. 하지만 팀에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만은 변하지 않는다”는 각오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탬파베이는 정규시즌 잔여 일정과 포스트시즌에서의 기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복귀 일정을 최종적으로 결정할 계획이다.
끝나지 않은 계절, 슬쩍 겹치는 그리움과 기대. 김하성의 발걸음은 다시 빅리그를 향해 조금씩 속도를 높이고 있다. 김하성의 재활과 복귀 여정은 탬파베이의 남은 시즌과 함께, 팬들의 깊은 관심 속에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