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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당 복지개편 진통에 국채 금리 급등”…영국, 재무장관 거취 혼선 시장 혼란
국제

“노동당 복지개편 진통에 국채 금리 급등”…영국, 재무장관 거취 혼선 시장 혼란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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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7월 2일, 영국(UK) 채권 시장이 노동당 정부의 복지개편안 내홍과 재무장관 거취 혼선 속에서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10년물 국채 금리는 장중 0.16%포인트 급등하며 폭등세를 연출했고, 3일에는 0.09%포인트 떨어져 4.52%를 기록했다. 복지예산 대폭 삭감 및 정부 수뇌부의 불확실성이 결합되며, 금융시장 전반에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

 

영국 의회는 9조 3천억 원 규모 예산 절감을 목표로 하는 장애인 및 장기질환자 복지 수당 삭감안을 1차 표결에 부쳤다. 표결 과정에서 노동당(Labour) 내 49명이 탈당표를 던져 뚜렷한 내부 이견이 드러났고, 시장은 정부 기조의 흔들림을 예의주시했다. 10년물 국채 금리는 2일 장중 4.6296%까지 오르며 2022년 ‘트러스노믹스’ 사태 이후 최대폭 매도세를 기록했다. 30년물 국채 금리 역시 급등과 반락을 반복했다. 파운드화 역시 불확실성에 시달리며 2일 달러 대비 0.8% 하락했다가 3일 0.3% 반등하는 등 변동폭이 확대됐다.

영국 10년물 국채 금리 0.16%p 급등 후 반락…재무장관 거취 혼선 영향
영국 10년물 국채 금리 0.16%p 급등 후 반락…재무장관 거취 혼선 영향

시장 불안의 또 다른 배경에는 레이철 리브스(Rachel Reeves) 재무장관의 거취를 둘러싼 혼선이 자리했다. 2일 하원 총리질의에서 키어 스타머(Keir Starmer) 총리가 리브스 장관에 대한 직접적인 신임 표명을 피하자, 시장의 유동성이 크게 위축됐다. 당시 리브스 장관은 심란한 표정으로 의회에 입장해 눈물을 닦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장관 교체 가능성이 부상하며 투자자들은 정치적 불확실성에 과민하게 반응했다.

 

사태 진화 차원에서 스타머 총리는 해당 혼란 이후 BBC 인터뷰를 통해 “리브스 장관이 앞으로도 오랫동안 재무장관직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며 공식 신임을 거듭 확인하고, 장관의 심경 변화는 정치와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총리실도 별도 논평을 통해 “이미 지지를 반복적으로 밝혀왔다”고 덧붙였다.

 

금융시장에서는 이러한 총리의 명확한 입장이 일시적 안도감을 제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헨리 앨런 도이체방크(Deutsche Bank) 거시전략가는 “스타머 총리의 발언에 시장이 안심하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피델리티인터내셔널(Fidelity International)의 마이크 리델은 “리브스 장관 교체 시 정부의 재정준칙 훼손과 재정적자, 국채발행 확대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번 혼란에 대해 보수당(Conservative Party) 일각에서는 “영국 역사상 가장 비싼 눈물 중 하나”라는 평가도 나왔다. 정치적 혼선과 복지개편안 동력 약화로 목표한 재정개선 청사진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금융시장에 널리 확산된다.

 

뉴욕타임스(NYT)는 “복지개혁안 후퇴 움직임이 영국의 재정 건전성 전망을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BBC는 “정부 내부 혼란이 채권시장 변동성을 자극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노동당 정부의 정치적 안정과 재정 개혁 의지에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영국 금융·정치 리더십의 향후 행보에 글로벌 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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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스타머총리#리브스재무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