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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 문희·이베, 젬베의 약속” 낯선 무대가 품은 사랑→가족의 온기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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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 문희·이베, 젬베의 약속” 낯선 무대가 품은 사랑→가족의 온기 어디까지

문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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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위에 선 문희와 이베의 아침은 언제나 춤과 음악, 그리고 가족의 이름으로 시작한다. 서아프리카의 태양 아래에서 태동한 젬베의 리듬이 김포의 작은 집으로 번질 때, 두 사람과 사랑, 미예 두 딸이 함께 부르는 노래는 평범한 일상 속에도 특별한 색채를 입힌다. KBS1 ‘인간극장’이 비춘 하루는, 거센 파도와도 같은 삶의 굴곡 위에서 두 손 꼭 잡은 부부의 고집과 꿈을 따라가는 여정이었다.

 

무용수 문희는 여덟 살부터 춤을 시작해 발레와 한국 무용, 현대무용이라는 경계를 차례로 넘어섰다. 미국에서의 만남 하나로 시작된 아프리카 춤의 유혹은 그를 타지, 서아프리카로 홀로 이끌었고 그 끝에서 결국 ‘포니케’라는 공연팀을 꾸려 국내에서 드문 전통춤의 씨앗을 뿌렸다. 무대와 연습실, 가정 모두에서 쉼 없이 달려온 시간은 혼자가 아니었다.

“서아프리카 춤 위의 사랑”…‘인간극장’ 문희·이베, 낯선 무대→가족의 품으로
“서아프리카 춤 위의 사랑”…‘인간극장’ 문희·이베, 낯선 무대→가족의 품으로

코트디부아르 출신의 젬베 연주자 이브라힘 코나테, 즉 이베는 이미 아프리카와 일본을 오가는 뮤지션이었지만 문희와 김포 공항에서의 우연한 만남 이후로 한국을 삶의 무대로 삼았다. 사랑의 이름으로 모든 경계를 허문 두 사람은 오늘도 음악 감독과 댄서로, ‘떼게레’ 밴드의 리더와 ‘포니케’의 든든한 중심으로 살아간다. 무대 위에서는 아프리카의 역동적인 리듬을, 집 안에서는 아이들의 해사한 웃음을 연주하는 시간들이 이어진다.

 

여름이면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는 공연 일정과 익숙지 않은 아프리카 전통춤의 소개, 두 아이의 보살핌 사이에서 두 사람의 일상에는 쉼보단 도전이 더 많았다. 그러나 문희의 유학과 결혼을 묵묵히 응원해온 부모의 믿음과 지원은 가족의 바탕이 돼준다. 불확실한 수입과 무대를 감싸는 현실의 장벽도 “괜찮아, 모든 것은 때가 있어”라는 말로 서로를 북돋으며 이겨나간다.

 

이베가 담담히 흙냄새 나는 남도의 농사일을 돕고, 가족을 위해 젬베 리듬으로 하루를 물들일 때, 두 사람은 도시와 시골, 예술과 생활,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부드럽게 아우른다. 모든 무대가 요란하지 않아도 진심을 다한 박수와 땀방울, 그리고 저녁마다 아이를 품에 안고 힘겹게 웃는 소박한 순간들이 가족을 더 단단하게 잇는다.

 

‘인간극장’은 7월 7일부터 11일까지, 춤과 음악으로 단단히 얽힌 문희와 이베 가족의 삶을 다섯 번의 장면으로 기록한다. 젬베의 여운이 한국의 숨결과 섞이고, 무대와 집의 경계마저 허물리는 이야기는, 누군가에게 흔한 하루가 누군가에게 얼마나 소중할 수 있음을 조용히 일러준다.

문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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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문희#이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