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꿈치 수술 충격”…라이블리, 시즌 중단→MLB 긴 재활 터널 돌입
가볍게 모자를 고쳐 잡던 벤 라이블리의 투구 폼은 더 이상 올 시즌 마운드 위에서 볼 수 없게 됐다. 지난해 클리블랜드의 돌풍을 이끌며 선발진의 중심에 섰던 그는, 예상치 못한 팔꿈치 부상을 끝내 피하지 못했다. 긴장 속의 침묵, 그리고 팬들의 아쉬움이 한데 어우러진 순간이었다.
미국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가디언스는 5일(한국시간) 투수 벤 라이블리가 오른쪽 팔꿈치 인대 접합 및 굴곡근 수술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이번 결정으로 라이블리는 2024시즌 레이스에서 완전히 이탈할 수밖에 없게 됐다. 현지 매체들은 "라이블리가 적어도 1년 이상 재활에만 집중하게 됐다"며, 2025시즌 중반이 예상 복귀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라이블리는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었던 KBO리그를 거쳐 미국으로 복귀한 독특한 커리어로도 화제를 모았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KBO리그에서 36경기, 10승 12패, 평균자책점 4.14를 남겼고, 2021년 6월 팀에서 퇴출되는 아픔을 겪었다. 그러나 2022년 신시내티 레즈와 마이너 계약을 맺으며 빅리그 재도전을 시작했고, 2023시즌 클리블랜드 소속으로 29경기 13승 10패, 평균자책점 3.81이라는 성적으로 재기에 성공했다.
올 시즌도 라이블리는 초반 9경기에서 2승 2패, 평균자책점 3.22를 기록하며 안정감을 보였다. 특히 한층 성숙해진 피칭과 경기 운영으로 클리블랜드 마운드의 신뢰를 얻었지만, 이번 부상 악재 앞에서는 뜻을 펼칠 수 없었다.
클리블랜드 구단은 라이블리의 시즌 아웃에 깊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구단 측은 "팀에 예상치 못한 큰 손실"이라면서, "라이블리의 쾌유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메시지를 전했다. 팬들도 SNS와 현지 커뮤니티를 통해 그를 향한 격려와 위로의 목소리를 보태고 있다.
이로써 클리블랜드는 앞으로 선발진 운영에 큰 변화를 맞게 됐다. 라이블리는 한동안 그라운드를 떠나 있어야 하며, 관계자들은 그의 복귀 시점을 최소 1년 후로 내다봤다.
야구팬들의 기대만큼이나 굴곡진 라이블리의 커리어는 또 한 번 쉼표를 찍게 됐다. 수술대 위에 누운 그의 마음에도, 초여름 필드를 뛰노는 동료들의 투지가 다시금 깊게 각인될 터다. 경기장의 조명 아래 쏟아질 우뢰 같은 박수는 한동안 멈추지만, 다시 마운드에 서는 그날을 기다리는 응원이 미국은 물론 한국 야구팬 모두에게 전해지고 있다. 라이블리가 그라운드에 돌아서게 될 2025년의 한 시즌, 부상 너머 또 다른 이야기가 시작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