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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악성 메시지 충격”…선수협, 형사조치 공식화→프로야구계 긴장
스포츠

“SNS 악성 메시지 충격”…선수협, 형사조치 공식화→프로야구계 긴장

이준서 기자
입력

프로야구 선수들이 SNS 악성 메시지에 노출된 현실이 다시 한번 공론의 장으로 떠올랐다. 낮게 깔린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가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강경 대응’ 방침을 공식화하며 현장 분위기는 무거웠다. 매 경기 뒤마다 쏟아지는 무분별한 비방과 위협성 메시지는 결국 선수들의 경기력은 물론 가족과 일상까지 뒤흔들고 있었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는 지난달 말 국내 프로야구 선수 163명을 대상으로 SNS 피해 실태를 조사한 결과, 답변자 중 56%가 패배 이후 혹은 실책 직후 악성 메시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시즌 내내 이어지는 경우도 15%에 달해, SNS가 선수들에게 일상적인 스트레스를 부과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SNS 피해 강경 대응”…프로야구선수협, 형사절차 추진 예고 / 연합뉴스
“SNS 피해 강경 대응”…프로야구선수협, 형사절차 추진 예고 / 연합뉴스

피해 메시지의 대상은 선수 본인뿐만이 아니었다. 설문에 따르면 전체 메시지의 49%는 선수 개인을, 31%는 부모를, 13%는 배우자나 여자친구를 겨냥했다. 유형별로는 경기력 비난이 39%였고, 가족이나 지인에 대한 비방 또한 29%에 달했다. 여기에는 살해 협박, 성희롱, 가족 모독, 스토킹 등 형사 처벌 수준의 범죄까지 포함돼 있다.

 

이러한 SNS 피해가 선수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 역시 심각하게 파악됐다. 스트레스 증가를 호소한 선수가 36%, 경기력 저하가 14%, 수면이나 식욕 감소 등 일상 문제 또한 11%를 차지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악성 메시지에 대한 주된 대처 방식이 ‘무시 또는 감수’(39%), ‘차단 및 신고’(28%), ‘수신 제한’ 등 소극적 대응에 머물러 있어 실질적인 보호에는 한계가 많았다.

 

이에 따라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는 선수 대신 협회가 직접 형사고소 등 법적 절차를 밟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피해 예방과 근본적 개선을 위해 선수단 교육에도 힘쓸 계획임을 강조했다.  

 

KBO도 경찰청과의 실무 논의를 예고하며 제도적 지원책 마련에 나섰다. 구체적인 협력 방안이 본격적으로 논의될 예정이라, 현장의 관심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차가운 경기장 한편에서, 마음마저 무너질 위기에 처한 이들이 더 이상 홀로 고통받지 않도록 모두의 관심이 필요하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와 KBO의 대응이 근본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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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kbo#sns피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