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가족과 함께 마지막 인사”…SSG 14일 은퇴식→나눔의 순간 모두에게
쳐진 어깨로 마운드를 내려올 때마다 관중은 이름을 부르며 뜨거운 환호로 응답했다. 오랜 시간 그라운드에서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켜온 추신수의 마지막 인사가 드디어 예고됐다. 그를 사랑했던 팬들 모두가, 새로운 작별의 순간을 기다리며 응원하고 있다.
SSG 랜더스는 오는 1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열리는 홈경기에서 추신수 은퇴식을 진행한다. 이번 은퇴식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정든 유니폼을 벗은 추신수가 팬들과 공식적으로 마지막을 나누는 자리다. 당초 시즌 막판 은퇴식이 예정됐으나 치열한 순위 경쟁 속에서 추신수 본인의 요청으로 일정이 연기돼, 자신의 고향팀 롯데와 맞붙는 날로 조정됐다. 이날은 그의 가족이 모두 야구장에 모일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기도 하다.

추신수는 1972년 부산 출생으로, 부산고 졸업 후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하며 본격적으로 미국 야구에 입성했다. 지난한 마이너리그 생활 끝에 2005년 빅리그 데뷔에 성공한 뒤 2020년까지 1,652경기에서 타율 0.275, 218홈런, 782타점, 157도루의 기록을 남겼다. 한국인 야수 최초로 메이저리그 최다 출장과 안타, 홈런, 타점, 도루 기록을 모조리 새로 쓰며 20홈런-20도루, 사이클링히트 등 아시아 선수 최초의 족적을 남겼다.
2021년 SSG와 계약해 KBO리그 유니폼을 입은 뒤 4년간 타율 0.263, 396안타, 54홈런, 205타점, 51도루를 기록했다. 비록 화려한 수치를 남기진 못했지만, 타자 최고령 기록을 비롯해 기부문화 정착 등 선수로서 그라운드 안팎의 새로운 기준을 세웠다. 한국 무대 진출 이후 4년간 30억 원이 넘는 기부를 꾸준히 이어온 추신수에게, 은퇴식 키워드 역시 ‘나눔’이 부여됐다.
이번 은퇴식엔 인천 지역 소외계층 아동과 유소년 야구선수 등 500명이 특별히 초대된다. 추신수가 직접 연락했던 파인트리홈 소속 어린이들이 경기 전 애국가를 제창하고, 경기장 스태프들을 위한 화장품 선물세트도 마련됐다. 팬 50명과의 사인회, 팬 소장품 기증 이벤트 등 다양한 행사도 함께 열린다. 추신수는 팬과 동료, 구단에게 받은 사랑을 오래도록 기억하며, 그 마음을 나누고 싶다는 소회를 전했다.
시구에는 아내 하원미 씨가, 시타에는 딸 추소희 양이 각각 나선다. 시포는 추신수가 직접 맡아 가족 모두가 은퇴식 무대를 꾸미며 팬들과 소중한 순간을 나눌 예정이다. SSG 선수단은 추신수의 등번호 17이 새겨진 유니폼을 착용하고, 현장을 찾은 관중 모두에게 스페셜 응원타월이 제공된다.
경기 후 공식 은퇴식은 선수단의 영상 편지와 기념 영상 상영, 선물·꽃다발 증정, 퍼포먼스, 은퇴 소감 발표, 헹가래, 불꽃축제가 차례로 이어질 계획이다. 한편 추신수가 초청한 메이저리그 스타 아드리안 벨트레, 콜 해멀스 역시 13일 인천구장에서 팬사인회에 함께 할 예정이다.
팬과 함께 울고 웃었던 시간, 그리고 마음으로 건넨 선물들. 여유롭진 않았지만 늘 정직하게 걸어온 한 선수의 여운. SSG의 마지막 조각을 마무리짓는 이번 은퇴식은 1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다. 이제 추신수라는 이름은 그라운드를 떠나 또 다른 나눔의 길에 들어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