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PD수첩, 복구 없는 지하 화상터”…메탄가스 폭발 속 도시의 노동자→책임은 어디로 흘렀나
엔터

“PD수첩, 복구 없는 지하 화상터”…메탄가스 폭발 속 도시의 노동자→책임은 어디로 흘렀나

김다영 기자
입력

번화한 도심의 윤곽 아래, 시선을 피해 내려앉은 지하에는 어둠과 침묵이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MBC ‘PD수첩’은 도시폐기물 처리장에서 벌어진 노동자의 삶과 죽음, 그리고 그 뒤에 숨겨진 시스템의 민낯을 정면으로 포착했다. 폭염 속에 늘어선 현장, 화상으로 신음을 감추고 살아가는 노동자들의 분투가 도시의 혈관 위로 번지며 시청자들의 마음에 커다란 반문을 남겼다.  

 

지난해 전주 리싸이클링타운에서 발생한 충격적인 메탄가스 폭발은 소음과 불쾌한 냄새, 축적된 가스에 잠겨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던 현실을 세상에 드러냈다. 생존자 민성 씨와 영호 씨는 사고 이후 화상에 뒤덮힌 몸과 밤마다 쏟아지는 악몽 속에서 꾸역꾸역 버티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외부인의 출입이 철저히 통제되는 사고 현장은 여전히 소음과 가스를 토해내며 잊혀진 노동자의 고통을 외면한 채 견고하게 닫혔다.  

“지하에 가려진 죽음의 일터”…‘PD수첩’ 도시폐기물, 노동자 현실→책임은 누구에게 / MBC
“지하에 가려진 죽음의 일터”…‘PD수첩’ 도시폐기물, 노동자 현실→책임은 누구에게 / MBC

하남시 환경기초시설의 경우, 겉으로는 친환경과 안전을 내세우지만 그 이면의 지하 처리장에선 햇빛 없는 공간에서 치명적인 악취와 소음이 일상이 됐다. 견학로를 통해 누구에게나 열려 있지만, 그 창 너머 현장의 진짜 풍경은 결코 드러나지 않았다. 악취와 유해 가스 수치는 기준치를 훌쩍 넘어 인간 존엄성의 한계를 시험했다.  

 

동대문 환경자원센터는 대형 화재 이후 1년이 넘어도 복구도, 책임도 없는 상태로 방치돼 있었다. 운영사의 파산과 함께 관리와 관심마저 사라진 그곳엔 노동자의 증언만이 고립된 현실을 증명했다. 행정기관은 도시 미관과 민원을 이유로 ‘지하화’라는 해법을 내놓았지만, 정작 묻어버린 것은 책임과 존중이었다.  

 

폐기물 처리의 그늘 아래 침묵해온 노동자, 방치된 현장, 무거운 사회적 책임이 교차하며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질문이 남는다. 도시의 질서와 시민들의 안녕 뒤에는 외면된 고통과 방치된 구조가 있었다. MBC ‘PD수첩’은 폐기물 처리의 구조적 문제와 노동자의 실체적 고통, 그리고 책임의 방향을 묻는다. 프로그램은 9월 2일 화요일 밤 10시 20분에 방송된다.

김다영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pd수첩#도시폐기물#노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