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 초월 무실세트 행진”…비너스-페르난데스, US오픈 8강→복식 새 역사 눈앞
비가 잠시 멈춘 빌리진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의 밤은 다채로운 환호로 물들었다. 45세 비너스 윌리엄스와 22세 레일라 페르난데스가 함께 코트에 섰을 때, 시간의 경계를 초월한 새로운 파트너십이 만들어내는 에너지가 관중석을 뜨겁게 달궜다. 세대를 잇는 두 선수는 US오픈 여자 복식 16강전에서 에카테리나 알렉산드로바-장솨이 조를 2-0(6-3 6-4)으로 제압하며, 무실세트 행진과 함께 유쾌한 8강 진출을 일궈냈다.
이번 승리는 2016년 윔블던 이후 9년 만의 메이저 대회 복식 8강 진출이자, US오픈에서는 무려 2014년 이후 11년만에 이룬 쾌거다. 윌리엄스-페르난데스 조는 1회전부터 3경기 연속 한 세트도 내주지 않으며, 와일드카드의 한계를 스스로 걷어냈다. 공식 대회 공백이 길었던 윌리엄스는 복귀 첫 대회에서 페르난데스와 환상적인 호흡을 과시하며, 관록과 패기를 동시에 증명했다.

특히 윌리엄스는 경기 후 "세리나가 우리를 보고 기뻐하고 있다"며 동생 세리나 윌리엄스를 따뜻하게 언급했다. 이어 "박스석에 세리나가 있기를 바랐다"면서 "세리나, 경기장에 꼭 와야 해"라는 애틋한 바람도 전했다. 선수뿐 아니라 관중들도 두 레전드의 자매애에 큰 박수를 보내며, 순간마다 뜨거운 응원을 보탰다.
8강전에서 윌리엄스-페르난데스 조는 복식 세계 랭킹 1, 2위 카테리나 시니아코바-테일러 타운센드 조와 만난다. 전문가들은 현 랭킹상 불리한 대진이지만, 무실세트의 상승세와 두 선수의 집중력이 큰 변수로 떠올랐다. 세대를 넘어선 열정과 실력의 조화에 팬들의 시선이 더욱 모이고 있다.
공식 경기 일정에 따라 윌리엄스-페르난데스 조의 준결승 진출 여부는 곧 가려질 예정이다. 열기 가득한 현장과 관중석의 격려, 그리고 테니스를 사랑하는 이들의 기대 속에서 역사의 순간이 조용히 다가오고 있다. 이번 8강전은 US오픈 현장에서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