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10% 인력 감축 단행”…조직혁신 본격화→금융시장 긴장감 고조
워싱턴 D.C.의 이른 아침,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 건물 주변에는 무거운 공기가 깔렸다. 창밖으로 스며드는 따스한 햇살도, 조직을 뒤흔드는 변화의 바람을 온전히 감싸지는 못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서명 아래, 변화는 예고 없이 다가왔다. 내부를 관통하는 한 장의 메모, 그 속엔 ‘10% 인력 감축’이라는 단정한 문장이 맴돈다.
제롬 파월 의장은 조직 안팎의 시선 속에서 “모든 조직은 주기적으로 인력과 자원을 새롭게 검토해야 한다”고 조심스럽게 밝혔다. 연방준비제도가 안고 있는 2만4천여 명의 직원, 그 견고한 숫자에 균열이 가려 하고 있다. 연준의 결정이 관료제의 두꺼운 켜를 넘어서 트럼프 행정부의 연방정부 조직 슬림화 기조, 그리고 사회적 효율화 요구라는 파도와 맞닿아 있음이 분명하다.

구조조정의 칼끝은 조직의 깊숙한 곳까지 스며들 전망이다. 업무 통합과 조직 현대화, 그리고 기존의 법적 기능 유지라는 명목 아래, 적정한 규모의 인력을 유지하겠다는 연준의 선택에 모두가 주목한다. 트럼프 대통령 임기 중 도입된 ‘지연 퇴직 프로그램’도 감원의 한 축으로 작용하며, 이 제도는 자유의 땅 미국에서조차 일터의 마지막 장면을 차분하게 그리고 있다.
이 흐름은 국내 정치에만 닫혀 있지 않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지난 봄, 연준의 인력난이 도를 넘었다며 보다 효율적인 운영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그 한 마디가 전해지자, 공공기관의 미래에 대한 물음표가 미국 사회 전반에 번져갔다. 연준의 선택은 단순한 감축이 아닌, 미국 정부가 예전과는 다르게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신호다.
남은 과제는 무겁다. 연방준비제도의 전통적 안정성이 흔들릴지, 금융시장에 미세한 진동이 이어질지 긴장감은 여전하다. 은행, 투자기관 등 미국 경제의 핵심 축들은 연준의 조직 혁신이 금융 시스템에 미치는 파급 효과와, 그 여파가 증시에 끼칠 장기적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기관들은 2023년 연간보고서를 비롯해 인력 변화의 수치를 주시하며 연준 내부의 움직임을 면밀히 관찰할 것이라 예견된다.
국제사회는 미국이라는 대국에서 시작된 구조조정의 함의에 주목한다. 연준의 혁신적 체질개선을 계기로 세계 주요 중앙은행과 공공기관 전반에도 변화의 여명이 서서히 밝아오고 있다. 한편으로는 효율성 강화라는 흐름과, 법적·사회적 책무 사이의 균형을 향한 간절함이 조직 안팎에서 울려퍼진다.
미국 금융의 심장부를 타고 흐르는 이 개편의 물결이 어디까지 번질지, 국제시장은 숨죽여 지켜보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