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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전단 살포 중단 선언”…납북자가족모임, 남북 대화 촉진 동참 호소
정치

“대북 전단 살포 중단 선언”…납북자가족모임, 남북 대화 촉진 동참 호소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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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북자 가족을 대표하는 납북자가족모임이 남북 간 긴장 완화와 대화를 위해 대북 전단 살포를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정치권과 접경 지역 주민, 시민단체의 요구가 이어지던 가운데, 단체는 정부 주요 인사와의 직접 소통 끝에 결단을 내렸다. 대북 전단 살포의 중단 선언이 나오자 남북 대화 재개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8일 오전, 최성룡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는 파주시 임진각 한반도생태평화종합관광센터에서 파주시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부로 납치된 가족 소식지 보내기를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와 김남중 차관, 그리고 더불어민주당 윤후덕 의원 등과의 전화통화 사실을 공개하며, “국민 여러분께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이 정상회담이나 남북 대화를 빨리하기 위해 대북 전단 살포 중단에 동참해 주시길 바란다”고 발언했다. 그는 또한 “개성에서 비공개라도 이산가족과 국군 포로, 납북자들이 가족들과 만나길 바란다”며, 정부에 가족들과의 소통·대화 확대를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경일 파주시장과 더불어민주당 윤후덕 의원, 이종돈 경기도 안전관리실장, 납북 귀환자 등이 참석해 평화 분위기 확산에 힘을 싣는 메시지를 전했다. 참석자들은 남북 화해를 위해 다른 대북 전단 살포 단체들도 중단에 동참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경일 파주시장은 “파주 시민들은 지난 1년여간 대북 전단과 오물 풍선, 대북·대남방송으로 고통받아 왔다”며, “납북자가족모임의 전단 살포 중단 선언에 크게 안도한다”고 밝혔다. 그는 “접경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타 단체도 동참해주길 바란다”며, 남북 대화를 통한 납북 가족 송환 노력의 가시적 성과를 희망했다.

 

윤후덕 의원 역시 “이재명 대통령과 통일부에 납북자 가족의 호소를 직접 전달하겠다. 대북 전단 살포 중단 선언은 한반도 긴장 완화의 의미 있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납북자가족모임은 지난 2008년부터 전단 살포 활동을 이어오다, 2013년 박근혜 정부의 요청에 자발적으로 중단한 전례가 있다. 이후 약 10년 만인 지난해 10월 재개했으나, 올해에만도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과 접경 주민, 시민단체의 강경한 반발에 직면했다. 이 과정에서 공개 행사 진행이 무산되기도 했다.

 

비공개 전단 살포가 부정적 여론을 가중시키자, 단체는 이날 공식적으로 정부·정치권과의 협의 끝에 중단 결정을 발표했다. 일각에선 남북 화해 분위기 조성과 동시에, 남북 이산가족 상봉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날 국회와 정치권은 납북자가족모임의 결정을 접경지역 평화와 남북 대화 재개의 의미 있는 전환점으로 평가했다. 정부도 향후 남북 이산가족 문제 해결 방안과 화해 기조 유지를 위한 다양한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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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북자가족모임#윤후덕#이재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