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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표, 유서 속 안타까운 약속”…이동우 향한 염원→7주기 추모로 깊어진 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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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표, 유서 속 안타까운 약속”…이동우 향한 염원→7주기 추모로 깊어진 여운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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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했던 링의 전설 이왕표를 기리는 마음이 7주기를 맞아 다시 살아났다. 화려한 선수 생활의 뒤안길, 마지막 순간에 남긴 유서는 동료 이동우를 향한 깊은 애정과 그 앞에 놓인 현실의 아쉬움을 고스란히 안고 있다. 담도암 투병 끝에 2018년 세상을 떠난 이왕표의 따뜻한 유언이 많은 이들에게 묵직한 울림을 남겼다.

 

이왕표는 김일 도장의 1기생으로 시작해 무려 1600번의 경기를 누비며 한국 프로레슬링 역사 속에 짙은 흔적을 새겼다. WWA 헤비급 챔피언에 올랐고, 헐크 호건, 부커 T와 그라운드를 나눴다. 긴 투혼의 여정 끝에, 그는 "수술이 위험하니 최후를 생각하게 됐다"며 직접 유서를 남겼다. 유서에는 장기 기증을 통한 마지막 희망이 담겼으며, 그중에서도 "나의 눈은 이동우에 기증하고 싶다"는 절절한 구절이 마음을 적셨다.

이왕표 / KBS
이왕표 / KBS

그러나 암이라는 현실 앞에 그의 바람은 이루어질 수 없었다. 유가족은 이동우가 병실까지 찾아와 고마움을 표했지만, 이왕표의 눈을 통해 시력을 회복할 수 없다는 이야기만 전했다. 암환자 신분으로 장기 기증 자체가 불가하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된 이왕표의 슬픔과 안타까움은 더욱 깊어졌다. 그의 뜻이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미안함이 유가족의 말을 통해 전해졌다.

 

지난달 30일, 대한프로레슬링연맹은 부천체육관에서 이왕표 7주기 추모대회 '더 레슬러즈: 1'을 마련했다. 후배 노지심과 함께 개그맨 박준형, 배우 문주원, 금광산, 김시덕 등 고인을 기억하는 이들이 한자리에 모여 그를 기렸다. 뜨거웠던 삶과 미처 전하지 못한 마음, 그리고 숭고한 유언의 무게가 이날 부천체육관에 잔잔한 울림으로 머물렀다.

 

이처럼 이왕표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지난날 그의 도전과 인간적인 울림, 기증의 염원을 담은 유언은 오늘을 살아가는 모두에게 깊은 여운과 새로운 의미를 던지고 있다.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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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표#이동우#더레슬러즈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