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언더파 맹타”…김시우, 존디어 클래식 1R 상위권→공동 8위 진입
잔잔한 미소 뒤 날카로운 집중력이 감돌았다. 김시우는 한 타 한 타에 모든 경험과 아쉬움을 실어, TPC 디어런의 아침 그린 위로 묵직한 존재감을 새겼다. 페어웨이 벙커에서 홀컵으로 연결된 이글 퍼트, 그리고 연이어 쌓아올린 버디들은 그간의 고전을 넘어서려는 열망 자체였다.
김시우는 4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실비스 TPC 디어런(파71·7,289야드)에서 펼쳐진 PGA 투어 존디어 클래식 1라운드에서 버디 6개, 이글 1개, 보기 2개를 묶어 6언더파 65타를 기록했다. 이 결과, 리키 파울러, 맷 쿠처, 에밀리아노 그리요 등과 나란히 공동 8위에 올랐다. 단독 선두 더그 김과는 3타 차다.

10번 홀(파5) 버디로 상쾌하게 시작한 김시우는 17번 홀 벙커샷 이글로 분위기를 완전히 바꿨다. 과감하게 시도한 두 번째 샷이 곧장 홀컵에 빨려 들어가며 환호를 자아냈다. 이후 전반 1~5번 홀에서 4개의 버디를 기록하는 등 공격적인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중간 14번 홀(파4)과 7번 홀(파3)에서는 각각 한 타를 잃었지만, 전체적으로 단단한 집중력과 관리 능력이 돋보였다.
경기 후 김시우는 최근의 부상 여파를 떠올리며 “샷감이 많이 올라온 만큼, 남은 라운드에서 더 좋은 성적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김시우는 지난달 트래블러스 챔피언십에서의 기권, 로켓 클래식의 부진을 이번 상위권 진입으로 상쇄하며 시즌 흐름을 바꿀 전기를 마련했다.
이번 대회의 선두는 보기 없이 9언더파 62타를 몰아친 더그 김이 차지하고 있다. 맥스 호마와 오스틴 에크로트가 한 타 차 2위, 마이클 김과 데이비드 립스키가 공동 4위에 포진했다. 한국 선수 임성재는 3언더파 68타로 공동 43위에 위치하며 추격의 불씨를 살렸다.
존디어 클래식은 앞으로의 라운드에서 본격적인 우승 레이스가 펼쳐질 예정이다. 김시우가 이번 1라운드를 계기로 시즌 세 번째 톱10 진입과 우승 경쟁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골프 팬들의 기대가 모이고 있다.
하얀 모래 위에 매만진 에이밍, 조용히 집중을 동반하는 손끝의 감각. 김시우의 하루는 경기장 바깥에서의 절치부심과 맞닿아 있었다. PGA 투어 존디어 클래식의 2라운드는 7월 5일 새벽(한국시간)부터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