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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17% 급락 충격”…트럼프-머스크 갈등 격화에 뉴욕증시 요동→기술주 위험 신호 확산
국제

“테슬라 17% 급락 충격”…트럼프-머스크 갈등 격화에 뉴욕증시 요동→기술주 위험 신호 확산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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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의 어두운 밤하늘 아래, 월가의 전광판이 붉은빛을 띠며 투자자들의 긴장 어린 시선에 잠기고 있다. 6월 5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의 3대 주가지수는 일제히 하락하며 시장 깊은 곳에서 위험회피 심리가 은밀히 확산되고 있음을 드러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25% 하락한 42,319.72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지수는 5,939.30으로 0.53% 내렸고, 나스닥종합지수는 0.83% 떨어진 19,298.45에 그 찬란했던 기억을 내주었다.

 

시장의 조심스러운 기대는 장 초반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제네바 무역 합의’ 이후 처음으로 전화통화를 가지며 피어올랐다. 양국 정상은 서로의 입장을 주고받으며 긍정적 합의 가능성을 시사했고, 이는 한때 시장에 온기 어린 바람을 불어넣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무역협상에 대한 복잡하고 예민한 사항을 논의했다고 전했고, 시진핑 주석 또한 불필요한 부정적 조치의 철회를 당부했다. 미·중의 실무 협상 재개 기대감이 투자자들의 마음을 잠시나마 따스히 어루만졌다.

뉴욕증시 3대 지수 일제 하락…‘테슬라’ 17% 급락에 위험회피 확산
뉴욕증시 3대 지수 일제 하락…‘테슬라’ 17% 급락에 위험회피 확산

그러나 갑작스러운 파열음이 시장의 분위기를 순식간에 뒤바꾸었다. 테슬라의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안에 비판적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했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 역시 머스크를 향한 서운한 심정을 드러냈다. 설전은 거침없었고, 머스크는 트럼프를 ‘배은망덕’이라고 칭하며 갈등은 심화됐다. 불안정한 기운이 시장을 지배하자 테슬라 주가는 장중 한때 17% 이상 급락했고, 임의소비재 업종 전반이 2.47% 하락했다. 매그니피센트7의 대표주자 엔비디아와 애플의 약세도 두드러졌다.

 

트럼프-머스크 간 갈등의 여진은 팔란티어, 트럼프미디어앤테크놀로지 등 정치 및 기술주 전반으로 번졌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국방생산법 일부 제한 해제를 발표하자 MP머티리얼스 주가는 6% 가까운 강세를 기록했다. 원자재 시장 역시 요동쳤다. 은 선물가격은 2012년 이후 최고치인 트로이 온스당 36달러선을 밟았으며, 채권투자자들도 연방기금금리 동결 확률을 가늠하며 심신을 조였다.

 

시장 전문가인 CFRA 가렛 넬슨 분석가는 머스크의 분노의 이면에 정치 기부와 정부 효율화에 대한 미보상을 지적하며 기술주와 정치테마주에 단기 변동성 확장이 우려된다고 짚었다. 아울러 변동성지수(VIX)는 4.94% 오른 18.48을 가리키며, 불확실성의 그늘이 뉴욕증시를 더욱 짙게 드리웠다.

 

미·중 간 화해 무드와 달리, 미국 사회 내부의 갈등과 기술주 중심 변동성 확대는 국제금융시장의 조심스러운 시선을 이끌고 있다. 글로벌 경제의 경계심이 높아진 오늘, 뉴욕의 밤은 한층 더 깊어가고 있다.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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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트럼프#머스크